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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배출가스 조작' 폭스바겐 전·현직 임직원 9명 기소
11개월 수사 마무리…타머 대표·박동훈 전 사장도 기소
2017-01-11 14:30:00 2017-01-12 17:02:27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폭스바겐사 배출가스 조작사실 발표 후 폭스바겐 한국법인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검찰이 전·현직 임직원 9명을 기소하며 11개월간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사문서변조·동행사·위계공무집행방해·소음, 진동관리법 위반' 혐의로 A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인증담당 이사를 구속기소하고 배출가스 조작차량 수입과 인증심사 방해 등 혐의에 가담한 요하네스 타머 AVK 총괄대표와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현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등 폭스바겐 전·현직 임직원 7명을 불구속기소, 트레버 힐 전 AVK 총괄대표(현 아우디폭스바겐 미들이스트 대표)를 약식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VK는 독일 폭스바겐 그룹 산하 아우디AG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코리아 등 2개 사업부서를 두고 있다.
 
또 검찰은 또 배출기준초과 또는 배기관누설의 문제가 발견된 '유로6 1.6리터 엔진 장착 경유차' 950여 대를 압수해 국외 반출토록 조치하는 한편, 환경인증 관련 시험서류 조작행위를 최초로 적발해 환경부의 인증취소를 통한 사실상 영업정지에 준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에 폭스바겐은 배출규제가 다른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국가 중 처음으로 총액 2700억원 상당의 고객 지원안을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 2015년 9월 EPA의 조작사실 발표 후 지난해 1월 환경부로부터 고발장을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AVK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배출가스저감장치를 제어하는 ECU에 시험 모드를 인식하는 '이중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실내시험 시에만 질소산화물(NOx) 배출기준을 만족하도록 조작한 유로5 기준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대를 국내 수입·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가운데 2011년 7월부터 2013년 8월 배출허용기준에 맞지 않는 유로5 기준 경유차 15종 총 4만6317대를 수입한 것에 대해 기소했다. 또 당시 경영진이었던 힐 전 대표와 박 전 사장이 배출가스 조작을 충분히 의심하고도 이를 묵인한 정황을 확인하고 재직 기간 중 조작차량 수입행위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인지·기소했다.
 
또 AVK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1월 NOx 배출허용기준에 맞지 않는 유로6 기준 경유차 2종(아우디 A3 1.6 TDI·폭스바겐 Golf 1.6 TDI)을 총 600여 대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중 AVK가 배출기준초과 문제를 명확히 인지한 이후인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수입 통관한 102대에 한정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애초 4개 차종을 압수해 국립환경과학원에 배출가스 검증을 의뢰했으나, 위 2개 차종에서만 NOx 배출기준 초과 확인됐고, AVK도 이를 최종 시인했다.
 
AVK는 2010년 8월부터 2015년 1월 149건의 배출가스·연비 등 시험서류를 조작한 뒤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하며 28건의 배출가스·소음인증, 47건의 연비승인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규정상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험은 제작사 자체 시험결과에 대한 서면심사로 갈음하고, 연비승인도 사전 신고에 의한 서류심사 방식임을 악용했다. 
 
또 2015년 3월 '7세대 Golf 1.4 TSI'에 대한 국립환경과학원의 배출가스 인증시험 결과 NOx 배출기준 초과로 불합격판정을 받자 그 결함사실을 감추기 위해 ECU소프트웨어를 몰래 변경해 2차시험을 통과하고 인증서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2차 확인시험에 제공한 차량이 마치 인증신청 당시 제작차와 같은 것처럼 속여, 인증기관이 변경내역의 타당성을 검토하지 못하게 하고, 종전 불합격 원인을 거짓 해명해 무익한 검증시험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인증심사업무를 방해했다.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3월에는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받지 않고 15개 차종 총 1542대를 수입하고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 배출가스 변경인증을 받지 않고 인증내역과 다르게 부품을 변경한 24개 차종 총 3만9626대를 수입·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가 지난해 8월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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