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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변신은 '무죄'…과제는 '사후관리'
주차대행·카트·배송에 젊음도…가격경쟁력에 대형마트 편의성까지
2017-02-19 16:42:15 2017-02-19 16:42:15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전통시장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과거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시설 현대화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카트 설치, 배송, 청년상인, 외국어 교육 등 세부적 서비스로 구체화됐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초기 지원만큼이나 사후관리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전국에 운영되는 전통시장은 총 1577곳.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5%가량은 현재 현대화 사업을 마쳤다. 시설 현대화와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차장 확충 문제다. 주차장 보급 사업 역시 전체 시장 가운데 70%가량 진행된 상태다. 이 모두가 대형마트의 난립 속에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강북구 수유시장은 시설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각각 시장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서비스도 도입되고 있다. 우선 대형마트의 전유물이었던 카트, 배송 서비스가 전통시장으로 옮겨왔다. 물건을 구입한 후 차량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의 불편함은 전통시장 이용의 단점으로 여겨졌다. 전통시장의 가격경쟁력에 카트, 배송 등 대형마트의 편리함까지 입힌다는 전략이다.
 
부천 상동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장 내 80대의 카트를 배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의 경우, 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망원시장은 '장보기 및 배송서비스'가 가능한 서울 내 전통시장 5곳 가운데 한 곳으로, 하루 10여건의 배송 주문에 그치는 다른 시장과 달리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됐다. 망원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오후에 배송을 요청할 경우 당일 도착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2013년 도입 당시에는 수요가 적었지만 꾸준히 진행하면서 홍보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청년상인도 늘면서 전통시장에 젊음이 돈다. 또 다른 변화다. 강북구 수유시장은 현재 300여 점포 가운데 9곳은 2세 경영 체제다. 수유시장의 30대 청년상인은 "40년간 어묵 장사를 해온 아버지 일을 물려받아 8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며 "노하우는 이어받으면서, 간판이나 조명을 교체해 분위기를 바꿨더니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수유시장의 경우 연내 색다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연령층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주차대행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진호 수유시장협동조합 전무이사는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해서 주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차요원으로 시니어를 고용해 은퇴세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통시장의 자구적 노력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사업 초기에만 예산을 투입할 게 아니라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업과정에서의 관리와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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