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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해진 신동빈 체제…첫 시험대 '위기 돌파'
사드악재·지주사전환 재시동 등 과제 산적
2017-02-23 17:11:19 2017-02-23 18:27:13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친정체제가 더욱 공고히 구축됐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김과 관여없이 신 회장 의중에 따라 이번 인사가 이뤄진만큼 높아진 지배력과 더불어 책임도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그룹 전반에 걸쳐 부각되고 있는 각종 난제들을 자신이 선택한 인사들과 함께 해결하지 못할 경우 비난의 목소리는 신 회장 본인에게 쏠릴수 밖에 없다.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부지 제공에 따른 중국의 압박과 지주사 전환 재시동 등이 최우선 과제다. 우선 롯데그룹은 인사가 마무리된만큼 이달 중 사드 부지 제공 논의를 위한 이사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국방부에 제공한다는 입장을 변함없이 유지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결정 이후 롯데에 불어닥칠 중국의 보복 가능성 등 후폭풍이다. 최근 중국은 10조원이 투입된 중국 선양 롯데월드 사업에 제동을 걸었고 중국 언론까지 가세해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 중국 사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협박성 경고를 서슴지 않고 있다.
 
롯데 안팎에선 사드 갈등 해결의 열쇠로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의 역할론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사장은 경영혁신실장 선임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부 간 문제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우리가 잘할 수밖에 없다"며 "그룹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 위기를 새로운 도약과 개혁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능력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강희태 차이나사업본부장(사장)을 롯데백화점 대표로 낙점한 것도 중국과의 위기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여겨진다. 강 사장은 2014년 8월부터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차이나(중국)사업부문장을 맡아 현지 백화점 사업을 이끌며 자타공인 '중국통'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사드 갈등 외에 장기적으로는 신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경영 혁신을 위한 다양한 약속들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지주회사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 등 주요 과제가 담긴 지배구조 개선이다. 신 회장은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순환 출자 해소와 복잡한 구조 정리를 통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주사의 지분만 확보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만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신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우선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선결 과제였던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된만큼 첫 단추는 끼워진 셈이다.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도 지난달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 상장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신 회장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자금의 비중을 줄여 '일본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면세사업장 확장,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등 면세사업 확대와 호텔사업 등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쇄신 차원의 조직개편과 인사가 마무리된만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연간계획이나 고용·투자 등을 확정하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이나 호텔롯데 상장도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일정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하며 신동빈호가 닻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달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방재센터를 소방대응 훈련을 지켜보는 신 회장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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