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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 대권레이스 스타트…야권 후보 대결 구도 가능성
현재구도론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비문연대 '제3지대' 가능성 주목
한국당, 비박계 빠져나온 뒤 지리멸렬 가능성도
2017-03-12 17:32:50 2017-03-12 17:32:50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치권은 60일간의 조기 대선레이스에 돌입했다. 정권심판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집권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당선권에서 멀어 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야당 대 야당’ 대결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야권 안팎의 관심은 ‘대세론’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굳히기에 성공할지, 아니면 후발주자들이 ‘뒤집기’에 성공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유력 대선 주자들을 다수 보유한 민주당이 대선레이스에서 가장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결국 박 전 대통령을 파면으로 몰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연대책임론을 내세워 범여권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하는 기조를 대선까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촛불민심에 부합하는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런 흐름에 따라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합치면 50%를 넘는 등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누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든 집권으로 갈 가능성이 상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이어질지 또는 안 지사와 이 시장 등의 ‘역전극’이 가능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아직 변수는 많다. 특히 중도와 보수 진영의 여러 세력과 대선주자들이 어떻게 합종연횡해 민주당 후보에 대항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을 제외한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가 관심이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잇달아 범보수 진영의 유력 인사들과 만나며 비문(문재인) 연대에 방점을 두고 이합집산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만남을 갖고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 시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대표는 탈당 직전 국민의당 소속으로 경선을 준비 중인 손학규 전 대표와 만난 데 이어 9일과 10일에는 각각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와 오찬을 함께하며 연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김 전 대표가 제3지대 결집을 적극 시도하고 있지만, 연대가 실제 대선에 영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대선주자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전 연대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 측 대변인인 이용주 의원은 “국민의당이 중심이 된 제3지대일 때만 연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대선주자들이 단계별 또는 ‘원포인트’로 통합 경선을 벌이는 등의 방식으로 단일화를 할 가능성도 있다. 제3지대에 참여하는 각 정당과 정치세력이 따로 대선후보를 뽑은 뒤 단일화 절차를 밟아 민주당 후보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국민의당은 손학규·안철수·천정배 전 대표가,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지사가 경쟁해 자체 후보를 정하는 경선 일정을 이달말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오는 31일 대선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대선체제 전환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당내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미해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다수의 유력 정치인이 이탈하면서 힘있는 여당의 역할은 물론 대선정국에서 보수 결집의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리적인 토대마저 잃은 상태라는 지적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탄핵 핸디캡’을 딛고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치인이라고 해도 대선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세력이라는 부담스러운 위치에서 선거를 치르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대선을 통해 보수를 자처했던 박 전 대통령의 세력이 함께 퇴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한국당 내에서 황 대행을 제외하고 유의미한 지지율을 가진 보수 대선주자가 거의 없다. 비박(박근혜) 후보로 잠정 거론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 정도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온건 친박(박근혜) 세력과 비박(박근혜)계가 김 전 대표가 추진하는 제3지대에 발을 들일 가능성도 나온다. 12일 김 전 대표가 당내 비박계인 나경원 의원과 회동을 가졌고, 홍 지사 측도 제3지대 연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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