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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발행어음 분야서 성장동력 찾는다
빠르면 올해 6월부터 시행…NH투자증권 올해 2조원 발행 검토
2017-04-18 16:33:16 2017-04-18 16:33:3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이르면 올해 6월부터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에 한해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된다. 증권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중개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형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올해초부터 전담조직을 구성해 발행어음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영업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자급보증서를 의미하며, 자기자본 규모의 두 배까지 발행할 수 있다.
 
발행절차가 비교적 간편하고 다수 투자자로부터 상시적인 자금수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예금보험공사에 의한 예금자 보호는 적용되지 않으며, 만기는 1년 이내다.
 
금융위는 다음달까지 초대형 IB 관련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6월에는 초대형 IB 증권사 지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감안하면 5개 증권사는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들은 발행어음 업무가 당장에 수익모델이 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와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상위 5개 증권사 간 자금확보 및 활용 능력이 비교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5곳 모두 전담조직을 구성해 준비한다는 건 그만큼 발행어음 분야의 중요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인 증권사는 최대 8조원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데, 순이자마진이 2%라면 이자수익은 1600억원에 달한다.  만약 자기자본 규모가 6조7000억원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이자수익 규모는 2680억원으로 확대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증권 업황이 악화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매매수수료 등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하는 상황인데, 대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발행어음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NH투자증권은 올해 2조원 규모의 발행을 검토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대 9조원까지 발행이 가능하지만 올해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했다”며 “금리는 출시되는 시점의 상황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다른 4개 증권사는 초대형 IB 시행령이 최종 결정되고 나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융위는 발행어음 중 부동산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상한을 10%로 제한했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초 이를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령에서 부동산 투자상한 비율이 어느 수준으로 결정되는지에 따라서 발행어음 전략이 결정되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이 넘는 5개 증권사들이 올해 발행어음 업무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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