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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넓히고' 안은 '태세전환'…홍은 '집토끼 지키기'
유력 후보들, 선거운동 종반전 전략 윤곽…심 "소신투표 나서달라" 호소
2017-04-24 16:51:11 2017-04-24 16:51:4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19대 대선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각 정당 후보들의 남은기간 선거운동 방향도 구체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24일 “지역과 세대, 계층을 넘어 문재인 후보가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같은 통합·확대 전략은 기존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문 후보 표가 단단해서 다른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문 후보는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르던 ‘상도동계’ 영입 등 외연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측 동교동계 인사들까지 아우르며 지난 1990년 3당합당 후 갈라진 민주세력을 결집하는 것은 당 지지기반인 호남과 자신의 고향인 부산·경남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으로 활용된다.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 후보는 “대통령 스스로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쪽은 상황이 복잡해졌다. 얼마 전까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도입 찬성 가능성 표명 등 보수층 잡기에 주력하는 듯 했던 안 후보는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 “이제 우리는 낡고 수구적인 보수 진보와 헤어질 때”며 '미래·통합'을 새로운 키워드로 들고 나왔다. 한동안 안 후보 쪽으로 향하던 중도·보수층 표심이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따른 안보위기 국면에서 보수 후보로 돌아가는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선거 2주를 남겨놓고 새로운 표밭갈이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어제 미래비전 선포 이후 해묵은 ‘역색깔론’이나 진보·보수 논쟁이 아닌, 4차 산업혁명·에너지산업과 같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영환 토론본부장이 “앞으로 TV토론에서 과거의 문제보다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문 후보 아들 특혜채용 의혹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집토끼’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홍 후보의 그간 언행을 봤을 때 지금 중도·진보층을 대상으로 구애를 한다고 해서 표심을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 18~20일 조사 후 21일 발표한 4월 3째주 주간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정의당 지지자 중 홍 후보를 찍겠다고 답한 비율은 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거보조금 환수와 대선 후 보수정치 주도권 확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지지율 10%는 넘겨야 하는 홍 후보 입장에서 남은 방법은 기존 지지층 결집밖에 없다. 홍 후보가 23일 TV토론에서 이번 선거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 선거로 규정하고 “좌파정부가 탄생하면 한미동맹이 깨지고 한반도는 전화(戰禍)의 불구덩이가 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른바 ‘불안마케팅’을 통한 안보프레임 구축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지율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집토끼를 지켜야하는 것은 정의당도 사정이 비슷하다. 21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자 중 ‘상황에 따라 지지여부를 바꿀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54%에 이르렀다. 지지 여부와는 별개로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기존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사표’ 논란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위한 소신투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유세일정도 청년과 여성, 중소자영업자 등 기존 지지층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짜고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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