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국민은행과 KBE하나은행이 지급여력비율(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아래로 떨어진 보험사의 일부 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도 판매 중단 여부를 고심하고 있어 판매중단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흥국생명과 KDB생명의 MG손해보험 상품중 5000만원 한도를 넘는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 상품은 5000만원 한도의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고액 보험이다. 금융상품 가입자는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한도까지는 금융사의 문제가 발생해도 원금과 이자가 보호되지만 5000만원을 초과하면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번 판매 중단 조치는 이들 세 보험사의 RBC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방카슈랑스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3.6%로 국내 32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다. 흥국생명과 KDB생명의 RBC 비율도 각각 145.4%와 125.7%로 업계 최하위권이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들은 RBC 비율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기준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인 만큼 고객보호를 위해 RBC 비율이 다시 높아지기 전까지 판매를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도 지난 9일부터 흥국생명, KDB생명의 고액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 조치는 다른 은행들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은 MG손보 등 세 보험사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우리은행은 이번주 내로 판매제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말 각 보험사의 자구안에 대해 의견을 받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내부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지방은행인 부산·경남은행은 세 보험사의 모든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각 지점에 이들 세 보험사의 RBC비율을 통보하는 등 사실상 판매 제한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 보호를 위해 RBC 비율이 낮은 보험사의 일부 상품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며 "RBC 비율이 높아지면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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