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선박 대형화 전략 '속도조절'
운임 하락에 항만 인프라도 지연…규모의 경제 '숨고르기'
입력 : 2017-06-04 17:15:17 수정 : 2017-06-04 17:15:23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컨테이너 선박 대형화 전략의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초래한 운임 하락과 항만 인프라 개선 지연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프랑스 해운통계 조사기관 알파라이너와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5월 초 기준 운항하고 있는 컨테이너 선박은 모두 5099척이다. 이중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은 405척이다. 전체의 27% 수준이다. 1만8000TEU급 이상만 53척(5%)에 달한다. 1TEU는 20ft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한다.
 
해운산업은 지난 2006년 1만TEU급 선박의 등장으로, 규모의 경제 싸움에 돌입했다. 큰 선박은 더 많은 물량을 실을 수 있고, 선사는 중소형 선박 대비 유류비와 인건비 등을 상대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특히 머스크, MSC와 같은 대형 선사들이 선박 대형화를 주도했다. 지난 2013년 머스크가 1만8340TEU '맥키니 몰러'호를 첫 투입하자, 경쟁사들도 잇달아 대형 선박들을 투입했다.
 
이 같은 선박 대형화 흐름은 최근 들어 변화 조짐을 보이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올해 현대중공업(009540)에서 인도 예정이던 1만4000TEU급 컨테이너 선박 9척 중 5척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배경에는 크게 떨어진 해상 운임이 있다. 초대형 선박이 공급되면서 아시아~유럽 항로의 연평균 운임은 2013년 1TEU당 1090달러에서 2016년 695달러로 3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미 서해안 항로도 1FEU(40ft 컨테이너)당 2028달러에서 37% 떨어진 1270달러를 기록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항만 인프라 대형화의 지연이 꼽힌다. 1만TEU급 이상 대형 선박이 기항하기 위해선 바다 깊이(수심)가 최소 17m 이상이어야 하고, 컨테이너를 싣고 내릴 수 있는 크레인이 선박 규모에 맞게 교체돼야 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대형화가 운임 하락 경쟁을 불러왔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항만 인프라 부문의 개선도 선행되지 않으면 선사들이 대형 선박을 무리해서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미주 항로의 관문인 미국 롱비치항은 그동안 수심 확보가 되지 않아 지난해 2월에야 처음으로 1만8000TEU급 선박의 입항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2월 미국 롱비치항에 첫 입항한 1만8000TEU급 컨테이너 선박. 선사들은 항만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으면 초대형 선박의 투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진/롱비치항만청
 
이와 관련 항만업계는 "항만 인프라가 해운사의 주력 선종이던 1만TEU 미만에 맞춰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항만 인프라는 안벽과 수심, 크레인 등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선박 대형화를 못 쫓아가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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