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심층분석)'고생 끝' 엠젠플러스, 공격경영 속도 '턴어라운드 원년'
심영복 대표 "지난 8개월 역량강화 골몰…단단해진 계기"
2017-06-08 19:50:00 2017-06-08 19:50:00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엠젠플러스가 거래 재개 첫날인 8일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엠젠플러스의 기업심사위원회 심의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주권매매거래정지 조치를 해제했다. 엠젠플러스는 이에 힘입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도전한다. 1분기 흑자전환은 달성했다. 각 사업부문의 성과 창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자신합니다. 1분기 흑자 달성은 장기 성장 궤도 진입을 위한 첫 신호탄이 될 겁니다.”
 
8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만난 심영복 엠젠플러스 대표(사진)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적자사업부를 정리했다. 주력사업인 현상기 부문과 바이오 부문을 두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으로 수익개선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동시에 꾀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심영복 엠젠플러스 대표(왼쪽)와 강정택 엠젠플러스 생명공학연구소장. 사진/뉴스토마토
 
엠젠플러스는 레이저프린터 토너 카트리지의 핵심부품인 현상기를 주로 만드는 회사다. 현상기와통신네트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 부문과 바이오 부문에 집중한다. 커머스 사업(코리아리즘)에도 진출했으나 현재는 정리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전 대표이사 횡령배임 문제로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이후 8개월간 거래재개를 목표로 기업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다. 심 대표는 위기 경영 속 받던 급여의 40%를 삭감했고 70여명이던 엠젠플러스 전체 인력은 뚝 잘라 30명으로 감축한 상태다.
 
누적 손실을 털고 1분기 흑자전환을 통한 영업이익을 낸 점이 긍정적이다. 1분기 누적 개별기준 매출액 35억4076만원, 영업이익 1억1334만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6%, 129% 신장하면서다.
 
심 대표는 특히 현상기 사업부문인 자회사 성우시구유한공사(중국현지법인)의 수주물량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성우시구의 기존 거래처던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터 유한공사(에스프린팅 솔루션)를 지난해 말 휴렛팩커드(HP)가 인수했고 그 작업이 매듭지어지면 추가 수주 또한 늘어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프린터사업을 HP에 매각했다. 성우시구는 엠젠플러스의 100% 자회사다. 2003년 중국 위해시에 설립된 성우시구는 토너 카트리지를 생산하는 프린터부품 전문 생산법인이다. 엠젠플러스는 2012년 성우시구 지분 60% 매입에 이어 이듬해 전량 보유케 됐다.
 
“오는 9월이면 성우시구의 거래처 변경(삼성전자에서 HP로)이 마무리 됩니다. 새로운 거래처인 HP가 최근 프린터사업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HP의 연간 프린터사업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그간 삼성전자의 프린터사업 규모가 2조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매출 수요가 따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HP가 기존 A4용 토너 카트리지 외에 A3 모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심 대표는 말한다. A3라인이 A4 대비 수익성이 높은 만큼 성우시구가 고부가 중심의 제품 생산을 통해 매출을 대폭 늘릴 것이란 얘기다. 연초 부지매입을 통해 생산설비를 확대한 것도 그런 이유다. 성우시구는 올해 초 1만5000평 규모던 공장을 2만여평 부지로 확장 이전했다. 성우시구는 최근 HP로부터 3만평 수준의 공장부지를 추가로 제안 받았다. 총 5만평 수준까지 확대될 경우 생산량은 현재의 약 3배가 될 것으로 엠젠플러스는 내다봤다.
 
“당장 올해 성우시구의 실적기여도가 커질 겁니다. 우선 매출액 800억원, 영업익 50억원 수준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기준 성우시구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500억원, 30억원 수준. 전년 대비 60%에 육박하는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는 얘기다.
 
엠젠플러스의 기존 캐시카우(현금줄)가 현상기 부문이라면 바이오는 미래 캐시카우로 키우는데 공들이는 분야다. 당뇨치료를 위한 돼지췌도 이식제제를 개발 중이며 연내 시제품 출시와 더불어 전임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해외 개발업체의 경우 이미 임상3상에 나섰고 국내에서도 가시화가 머지 않았다는 게 엠젠플러스 측 설명이다.
 
“이종장기 연구는 새로운 장기로 대체하는 것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에 유일한 희망일 수 있는 혁신 치료법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췌도나 각막을 중심으로 이종장기 사업 실현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심장, 신장 등의 장기도 임상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곧 본격적인 이종장기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엠젠플러스는 현재 이종장기 제공용 돼지뿐 아니라 신약연구용 돼지, 질병저항성 돼지 등 대외적으로 유상공급이 가능한 형질전환 돼지를 다양하게 제품화하고 있다. 추가 수익구조를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산학협력단과의 계약을 통해 연구용 복제돼지를 공급한 것도 일련의 성과다. “작년부터 서울대에 연구용 돼지 공급계약을 맺고 유상공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계약사항대로 차질없이 연구용 돼지를 공급하면서 추가 공급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아직은 가시적인 매출효과보다 자체 개발 연구용 돼지의 성능과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심 대표는 무엇보다 그간 주주들에 고통을 안긴 만큼 실적으로 답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겠다고 했다. 지속 가능기업의 기반을 굳히는 토대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장기 스케줄을 세워둔 상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부 역량강화에 골몰하다 보니 지난 8개월이 훌쩍 지났네요. 위기상황에서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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