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헬스케어서 활로 찾는다)③미·일 보험업계 10년전부터 '헬스케어' 올인
미국, 고객 빅데이터로 맞춤 관리…일본, 정부·민간 협력해 상품개발
2017-10-10 08:00:00 2017-10-10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최근 10년간 미국 보험시장의 화두는 헬스케어였다." 라이나생명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그룹 데이비드 코다니 회장의 말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보험사의 헬스케어서비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14년 3조원에서 연평균 12.5%씩 증가해 2020년에는 1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라이나 생명의 모기업인 시그나그룹은 민영의료보험 내에서 질병 관리와 건강 생활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그나는 먼저 고객의 신장, 체중, BMI, 헐리둘레,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을 측정해 고객의 건강위험도를 평가하고 건강군, 건강위험군, 만성질환군, 급성질환군 등으로 계층화한다.
 
미국 1위 건강 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 케어(United Health CareㆍUHC)는 최근 애플의 건강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헬스키트(Healthkit)를 통해 보험 가입자들에게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UHC사는 의료와 비의료가 결합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해 보험 손해율 경감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UHC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유형에 따라 건강관리를 위한 지출비용 1달러당 약 2~6달러의 의료비 등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2014년 미국 PWC 건강연구원(Health Research Institute)은 당뇨환자를 위한 모바일 건강관리서비스(mHealth솔루션)가 충분히 활성화될 경우 환자당 연간 최대 1만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민간주도의 건강관리서비스 산업이 발달했다. 미국 민간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IT를 활용해 정보의 집적ㆍ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법률상 보호가 필요한 개인정보는 상담자 또는 콜센터 등에 전달돼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안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일본에서는 정부 기관, 학계, 건강관리업체, IT업체가 업무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 건강정보 축적·관리, 빅데이터 분석, 의과대학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서비스 연계형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개인 건강정보 활용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어 보험회사의 정보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후생성은 의료비 절감 동기를 가지고 있는 공적 보험사가 2008년부터 피보험자 및 피부양자를 대상으로 비만관리 목적의 건강검진 및 보건지도(건강생활서비스)를 실시했다. 검진결과 지원이 필요하면 공보험을 경유해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진료가 필요한 경우 진료를 권장하는 시스템이다.
 
자회사 형태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메이지야스다 시스템테크놀로지는 메이지야스다생명의 자회사로 미국식 건강관리시스템을 운영하다가 보건지도사업으로 전환해 흑자를 냈다. 이회사는 간단한 건강상담과 정보안내는 물론 식생활 지원, 실천적 건강생활 지원, 비만 예방 및 개선을 위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이 소유한 알리안츠는 임산부와 태아 건강관리를 위한 '카이스'라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카이스는 디지털 기기로 태아의 상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산부인과와 제휴해 진료기록을 관리하고 원격의료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일본 보험사는 정부, 학계, 건강관리서비스 회사, IT 업체 등과의 활발한 업무제휴를 통해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비스 연계형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헬스케어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과 규제 개혁을 맡는 등 민간과 정부가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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