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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업계, 전기차 배터리 자체 개발 가속도
토요타·BMW 등 배터리 개발 투자 계획…"전기차 가격 낮출 수 있어"
2017-12-21 06:00:00 2017-12-21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토요타와 BMW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에 맞춰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자체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토요타는 파나소닉과 전기차 배터리 개발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파나소닉과의 협업을 통해 업계 1등 배터리를 실현할 것"이라며 "각형 전지를 만들어 전기차 설계를 쉽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타는 파나소닉과 함께 전기차용 각형 리튬이온배터리는 물론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개발에서도 협력한다. 이는 배터리 성능을 높여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현대차(005380) 글로벌 경영연구소는 그동안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에 집중했던 토요타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파나소닉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 부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전기차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BMW 또한 자체적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BMW는 앞으로 4년 동안 2억유로(약 2580억원)를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 향후 배터리를 생산하는 잠재적 공급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 완성차업체들은 LG화학(051910)이나 삼성SDI(006400), 파나소닉 등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 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생산 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앞서 폭스바겐도 2025년까지 500억유로를 배터리 개발과 생산공장 건설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다임러그룹 또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2019년까지 10억유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유럽 완성차업계는 유럽연합(EU)의 주도 하에 전기차 배터리업체 공동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것은 자사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웅철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업체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지만 배터리업체가 완성차업체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반영해서 배터리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완성차업체들은 연구협력을 통해 자사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업체에서 만드는 '셀'이 있고, 완성차업체는 이 셀을 이용해 전기차에 맞게 패키징해 '팩'으로 만들어 차에 장착한다.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셀부터 개발하는 것 보다는 패키징 단계에 공을 들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면서 향후 전기차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 교수는 "배터리 업체가 기본 셀을 만들고 완성차업체는 패키징에 투자를 하면 가격 절감 효과가 있다"며 "전기차의 성능이나 안전성이 훨씬 좋아지고 전기차 가격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배터리업체의 협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상 현대차그룹 환경기술센터장은 "배터리 사업 여부와 관계없이 기술을 아는 만큼 바잉파워가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전기차 배터리)기술을 갖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흐름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 사장(왼쪽)과 즈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이 지난 13일 도쿄도 미나토구에서 전기차 배터리 협력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토요타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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