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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모드에 통일펀드 재부각 기대
자산운용사, 남북경협주 확대 적극적 운용전략 전망
2018-04-29 12:00:00 2018-04-29 12: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남북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흘러나오면서, 통일펀드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에 힘입어 등장했던 통일펀드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펀드를 처음으로 출시했던 신영자산운용이 펀드에 남북경협주를 확대하는 적극적인 운용전략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통일 관련 펀드는 총 4개다. 2015년 3월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에 힘입어 첫 등장한 통일펀드는 우후죽순 증가하며 20여개으로 늘기도 했으나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최근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신영자산운용의 통일펀드[주식형] 3개의 설정액 규모는 지난 1년간 36억원이 감소했다. 하이자산운용은 통일펀드 설정액이 감소해 50억원 미만으로 줄어 소규모펀드로 전락하면서 오는 9월 전에 청산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화해의 모드가 조성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다시금 통일펀드 재정비에 나섰다. 신영자산운용은 남북한 경제협력 시 수혜가 기대되는 토목과 건설, 음식료, 물류 등 인프라 관련 종목과 북한 주민들의 구매력 확대와 관련된 기초 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주식형펀드에도 남북경협주 편입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도 이러한 분위기에 가담하며, 남북경협주 편입 확대를 살펴보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통일 관련 신규 펀드 출시도 검토 중에 있다.
 
남북 경제협력 확대로 인한 기대감과 지정학적 리스크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로 주가가 우상향세를 타면서 통일펀드의 수익률은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7일 기준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통일코리아펀드[주식형]'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13%로, 국내 설정된 869개 주식형펀드의 평균(1.14%)을 3배 가량 웃돈다. 같은 해 10월 설정된 하이자산운용의 '코리아통일르네상스펀드[주식형]'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7.08%로 이보다 앞선다.
 
신영자산운용의 통일펀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영풍, POSCO, LS, 이마트, 현대로보틱스, 신세계 등이 담겨있다. 하이자산운용 통일펀드는 삼성전자와 함께 비츠로셀, AK홀딩스, 지니뮤직, 제주항공, 두산인프라코어, APS홀딩스, 사람인, 한라홀딩스 등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나 남북 경제협력 및 화해 분위기 조성 시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운용업계에서는 다시 남북 경제협력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통일펀드도 재차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통일펀드가 테마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관련 테마가 힘을 받지 못하면 재차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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