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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합병 반대"…정의선, 부결 가능성에 추가카드 고민
글래스루이스, 주주들에 반대 권고…기존 주주환원정책 시장 영향 미미
2018-05-15 16:16:07 2018-05-15 16:26:1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해소의 첫 단추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 통과가 한층 불투명해졌다. 앞서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으면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임시 주주총회 개최 전에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지 고민에 빠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자문사로 평가되는 글래스루이스는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임시 주총에서 반대표 행사를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지난 9일 현대차그룹 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냈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도 11일 개편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의 47.72%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 접촉에 나서면서 분할합병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기아차(16.88%)를 비롯해 정몽구 회장(6.96%), 현대제철(5.66%), 현대글로비스(0.67%) 등 30.17%다. 국민연금공단(9.82%) 지분을 확보해도 40%대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이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후폭풍에 대한 부담으로 찬성 의견을 낼지도 확신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분할합병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9일 주주들을 대상으로 사측에 의결권 위임을 권유했다. 현대모비스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 및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분할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찬성하는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에 대한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을지 고민에 빠졌다.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9600억원 규모, 현대모비스는 이달 2일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안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3월28일 26만1000원에서 이달 15일 23만8500원까지 하락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인 23만3429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주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정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경영진은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좌초된다.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력이 큰 ISS나 한국지배구조원이 조만간 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정 부회장의 결정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그룹 전사적 차원에서 주주친화정책이 발표됐지만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주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중장기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관철하지 못할 경우 경영진이 갖게 될 부담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추가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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