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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청년창업 희망가…인천 청년몰을 가다
신포국제시장 눈꽃마을, 관광명소 자리매김…"지역경제 활성화 일조"
2018-08-09 13:48:10 2018-08-10 09:06: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텐동(양념한 튀김을 밥 위에 얹은 음식) 먹으러 시흥에서 왔습니다. 청년몰이라는 곳에 처음 와 봤는데, 구경거리가 많아서 알려지면 관광명소가 될 것 같아요."
 
8일 오전 10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눈꽃마을'에는 푸드트럭 앞에 내방객이 줄을 길게 늘어선 진풍경이 연출됐다. 상인들은 "무더위 속에도 찾아준 고객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매장 오픈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경기도 시흥에서 친구와 함께 눈꽃마을을 찾아온 대학생 함영식(21, 가명) 씨는 "방송을 보고 찾아왔다. 아침에 10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2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청년몰을 이색적으로 예쁘게 잘 꾸민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내에 빈점포 등으로 방치된 500㎡내외의 일정구역을 청년상인 점포와 놀이, 체험, 쇼핑이 가능한 복합몰(mall)로 조성한 곳을 말한다. 전통시장 활력제고 및 청년일자리 창출이 사업 목적이다.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광역시 중구청,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조성사업단이 힘을 모았다. 하얗게 눈이 쌓인 건물을 연출한 눈꽃마을 콘셉트로 지난 6월 오픈했다. 현재 20개 점포 가운데 17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푸드트럭이 12개이며, 의류점, 디퓨져, 패턴아트웍, 흑백사진관 등이 5개다. 취객과 주차문제 등으로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던 일대는 지역 명소로 탈바꿈했다.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도 청년몰을 반기고 있다고 한다.
 
텐동을 파는 김선영(30) 온센 대표는 청년몰 유명인사다. 방송을 타면서 그가 만든 텐동을 먹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김 대표는 "뷔페 음식점에서 총괄을 담당하며 7년 정도 근무했다. 10년 정도 경력을 쌓은 뒤 내 가게를 차리는 게 꿈이었다. 우연히 여자친구가 청년몰을 추천해 빠르게 창업을 하게 됐다. 청년몰조성사업단으로부터 6개월 정도 교육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청년몰을 발판 삼아 더 큰 매장으로 확대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성만 만스김밥 대표(38)는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청년몰을 추천한다고 말한다. 그는 "김밥 매장을 차리려면 5000만원 정도가 든다. 만스김밥의 경우 청년몰 푸드트럭에서 자부담 750만원밖에 안 들어 소규모 자본으로 자신의 가게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만스김밥을 잘 이끌어나가서 앞으로 푸드트럭 2호점과 다른 매장도 운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은 교육 수료자 중에서 우수자를 선정해 청년몰 내에 점포 입점자격을 부여하고 임차료, 인테리어 비용 지원하고 있다. 인테리어 필수집기류에 한해서 자부담 40%(750만원 이상)를 조건으로 임차료 12개월치 무료, 인테리어 비용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한다.
 
이혁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조성사업단 팀장은 "인천광역시 중구청의 관심과 지원으로 인해 타 청년몰 사업에 비해 많은 행정적 절차 및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던 것이 성공요인이다. 향후 신포국제시장 지원센터를 통해 체계적인 사후 관리 진행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강화중앙시장 청년몰 '개벽 2333'도 인천 지역 대표적인 청년몰이다. 1981년 개장한 상가건물형의 중형시장이 청년몰로 거듭났다. 강화군이 2013년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공식 오픈했다. 2층 음식점포 11개, 공방 5개가 입점해 있다. 3층에는 한복 대여, VR등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관광 플랫폼도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경화 강화중앙시장 청년몰 운영위원장(강화까까 대표)은 "실내에 있어서 날씨와 관계 없이 매출이 일정하고,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1년에 보증금 없이 130만원만 내면 돼 젠트리케이션이 없다. 강화군 문화관광지를 찾았다가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일 100만원 매출을 올리는 점포도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 점포는 청년몰 성공에 자신해 강화읍에 새로운 매장을 열기도 했다. 강화까까를 운영하고 있는 이경화 대표는 인삼과 쑥을 이용한 강화특산물 타르트가 알려지면서 서울 유명 백화점 팝업 매장에서 판매해 1200만원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청년창업을 응원하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가게를 오픈하고 TV에 나오면 뜨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청년창업을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될까 말까 하는 게 청년차업이다. 1년 이상 재료부터 회계까지 공부를 철저히 하고 창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문객들이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눈꽃마을 푸드트럭에서 줄을 서고 있다. 사진=신포국제시장 청년몰조성사업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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