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인공지능'…차량 넘어 정비소까지
화재 위험 등 이상 유무 진단 시간 줄이고 정확도 높여
입력 : 2018-08-13 14:51:04 수정 : 2018-08-13 14:51:04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최근 잇따른 자동차 화재로 소비자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인공지능(AI)으로 자동차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정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내년 전국 정비서비스센터(블루멤버스 및 오토큐)에 AI 기반의 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남양연구소 NVH리서치랩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AI 시스템이 듣고 고장 부위를 파악하는 게 신기술의 핵심이다. 경험 많은 정비사들이 소리만 듣고 고장을 눈치채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정상음'과 '비정상음'으로 분류한다. 이를 통해 피스톤의 비정상적 소음이 엔진오일 부족 때문에 발생하는지 여부를 짚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한가지 원인만을 짚는 게 아니라 고장 확률이 높은 순서대로 항목을 뽑아내는 방식이라 정비소에서 진단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현재는 숙련된 엔지니어라도 안전 진단에 적게는 몇 시간에서 많게는 며칠이 소요된다. 의심가는 부분들을 하나씩 수동으로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AI 기반 정비 기술은 기술 개발 완료 단계로서 올해 안에 90% 이상의 정확도를 확보해 내년에 각 서비스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라며 한국, 독일, 일본 등에서 특허도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AI를 활용한 정비기술은 자동차 스스로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기능인 '블루링크'(현대차), 'UVO'(기아차)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블루링크와 UVO는 차량의 엔진이나 변속기 등 안전 관련 시스템에 이상이 발견될 경우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동시에 원격으로 상담원을 연결하고 가까운 정비소 예약 및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매월 운전자가 지정한 날짜에 자동으로 이상 유무를 점검해 서비스센터로 전송하고 차량 소모품 교체 시기도 알려준다.
 
블루링크·UVO를 통한 진단 결과는 '추정치'다. 만약 '전기장치제어 시스템에 이상이 발견돼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뜬 상황이라도 정비소에서는 다르게 판정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정비 결과에 의문을 품을 수 있는데 정비 단계에서 AI를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 블루링크와 UVO는 차량의 시동이 꺼진 후에도 96시간 이내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 열리면 AI를 활용한 고장 진단이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전자가 주행에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차량의 이상 유무를 직감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가 스스로 정비소로 이동해 수리를 받고 돌아오는 것도 가능해진다. 최근 출시한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스마트폰 앱과 음성인식 스피커를 활용해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홈투카' 기능을 최초 탑재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까지 운전자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부품 계열사인 모비스를 통해 자율주행 중 전자계통 이상 발생시에도 예비 회로가 동작해 안전한 장소까지 이동하는 '듀얼 시스템' 기술도 개발 중이며 202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밖에 차에서 생성되는 각종 데이터의 신속한 처리를 담당하는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와 운전자에게 각종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는 지난 2013년 국내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구이저우성에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건립했고 최근에는 차량용 통신 칩셋 분야 선도 기술을 보유한 오토톡스와 협업에 나서는 등 역량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
 
한편, 남양연구소 NVH리서치랩은 자동차의 소음(Noise), 진동(Vibration), 불쾌감(harshness) 등 정의선 부회장이 강조해 온 자동차 '감성 품질' 연구하는 조직이다. 최근 좌석마다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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