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러시아 급행열차로 화물 실어 나른다
북방 물류 사업 시동…배 이용한 방식보다 운송 기간 절반 단축
입력 : 2018-08-14 12:14:44 수정 : 2018-08-14 12:14:44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러시아 철도를 활용해 북방 물류 사업을 시작한다. 북방 물류 사업이란 한국-북한-러시아-중국-몽골 등을 연계해 물류 교통망을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주 1회 블록트레인(급행 화물 열차)로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그동안 여러 기착지를 거치는 완행 화물 열차는 있었지만 급행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현대글로비스가 처음이다. 철도 운송은 러시아 물류기업 페스코(FESCO) 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왼쪽 세 번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 네 번째),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 두 번째), 이석배 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왼쪽 여섯 번째), 드미트리 표도르비치 러시아 연해주 부지사(왼쪽 첫번째), 게르만 마슬로프 페스코 운영총괄임원(왼쪽 다섯 번째) 등이 발차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TSR의 동쪽 끝 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부터 서쪽 끝 종착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9583km를 논스톱으로 운행하면 인도양-수에즈 운하-지중해 남방항로를 이용하는 기존 해상 운송 대비 물류 거리와 시간을 절반 가량 단축할 수 있다.
  
부산항에서 배로 출발 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환적해 TSR 급행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나르면 총 22일이 소요된다(총 이동거리 1만600km). 부산항에서 해상으로 남방항로를 이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운송하면 총 이동거리는 2만200km로 늘어나고 시간도 약 2배인 43일이 걸린다.
 
앞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서유럽에 진출한 가전, 자동차 부품 등 국내 제조기업의 화물 수주에 나서는 동시에 빠른 물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다국적 제조 기업에 대한 영업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 철도 물류’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TSR과 중국 동부-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TCR) 연계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철도를 연계함으로써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대륙 철도망을 하나로 활용해 물류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현대글로비스는 2015년 인수한 유럽 물류기업 아담폴의 인프라를 활용한 유라시아 철도 물류사업을 구상 중이다. 아담폴은 폴란드 동부 국경지대인 말라쉐비체에 물류 기지와 컨테이너 야드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TSR과 TCR 간의 물류 허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TSR와 TCR은 철도 레일 간격인 '궤간'이 달라 두 철도망을 연계 활용하려면 각각의 열차에 실린 화물을 환적하는 것이 필수다.
 
현대글로비스는 안정적인 TSR 정기 급행 운송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건설 자재, 철강 제품 등 다양한 화물의 부정기 테스트 운송을 시행했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사업의 완벽한 수행을 위해 지난 3년 간 다각도에서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현대글로비스가 갖고 있는 선진 물류 기법을 TSR 물류 루트에 적용, 수출입 기업들에게 한 차원 높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현지 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신규 고객사 발굴에 나서 TSR 운송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초도 물량으로 수주한 러시아 현대차 공장(HMMR) 공급용 자동차 반조립 부품 64 FEU(1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출발시켰다. 화물 열차는 12일 후인 8월 26일경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의 슈샤리역에 도착한다. 이 물량은 가속 페달, 램프, 에어 덕트, 휠 커버 등 약 90여 개 품목으로 러시아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 차종인 솔라리스, 크레타 등에 사용한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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