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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뀌는 ING생명…신한지주 M&A 내주 분수령
ING생명, 9월3일 사명 변경…신한지주 창립일 겹쳐
신한지주, MBK와 ING생명 인수 막판 조율…관건은 '가격'
2018-08-23 15:21:00 2018-08-23 15:21: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아이엔지(ING)생명보험이 20여년 만에 사명을 바꾸기로 확정하면서 신한지주(055550)와의 인수합병(M&A)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내달 3일부터 새로운 간판을 달아야 하는 만큼, 이르면 다음 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최종적인 가격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은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명을 '오렌지라이프(Orange Life Insurance, Ltd.)'로 바꾸는 정관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네덜란드 ING그룹과 체결한 브랜드 사용계약 기간이 올해 말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ING생명이 간판을 교체하는 것은 1999년 이후 약 20년만이다.
 
당초 금융권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한금융과 지분(59.15%)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사명변경이 연기되거나 철회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예정대로 사명 변경이 결정되면서 사실상 내주가 인수 타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리브랜딩(Re- branding) 마케팅 비용 등을 축소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명 도입 전에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필요가 있어서다. 새로운 사명은 9월3일부터 적용된다.
 
ING생명 관계자는 “지점 간판 변경 비용 등 리브랜딩 비용으로 약 25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상태”라며 “아직 신한금융과의 인수·합병(M&A)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명변경 등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과 MBK파트너스와의 협상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는 만큼 9월3일을 기점으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만약 하반기 ING생명이 신한금융에 인수 돼 또다시 사명이 바뀌게 될 경우 고객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데다 신한금융 창립 17주년 기념식 또한 내달 3일 예정돼 있어 그 전에 최종 인수의사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2조40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탄은 확보된 상태다. 지난 3월 신한금융은 1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이달 초에는 5억 달러(5600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1일에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도 조사했다.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이중 레버리지 비율(130%)을 감안할 경우 신한금융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그동안 신한금융이 ‘오버페이(Overpay)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강조해온 만큼 가격 산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또한 ING생명 주식매매계약 체결 기한에 대해 “지나간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짧지 않겠냐”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격 산정 등) 디테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의 증자 우려를 불식할 만한 가격 협상과 조달 구조 설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6월말 보통주자본비율은 하락폭은 0.35%포인트에 그쳐 12.6%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ING생명 인수에 2조4000억원을 쓰더라도 보통주 자본의 15% 한도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는 다만 “신한지주가 인수대금을 신종자본증권이나 회사채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재무적 위기대응 여력이 감소하고 향후 100% 자회사화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ING생명 잔여 지분 40.85%를 어느 정도 가격에 추가 인수할 수 있냐가 관건”이라면서 “총 인수가가 약 0.9배~1배라고 가정할 경우 그룹 ROE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시너지 발생에 따른 통합생보사 수익성 추가 개선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서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내달 3일 SPA체결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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