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인권 친화적 기업 활동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회
인권을 존중하는 기업 관행, 국가의 역할이 중요
입력 : 2018-08-27 08:00:00 수정 : 2018-08-27 08:00:00
제3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2018-2022, 이하 ‘NAP')이 지난 8월 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여덟 개 분야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272개의 정책과제를 담고 있다. 흔히 ‘인권경영’이라 불리는 ‘기업과 인권(Business & Human Rights)’ 이슈도 한 분야를 차지하고 있다. 목표는 ‘인권 친화적 기업 활동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회’다.
 
경영활동 전반에 인권존중 관행을 정착시키려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주주·언론과 같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역할 등 기업의 인권 책임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의 수준은 구성원들의 인권을 존중, 보호, 충족시키려는 국가의 의지에 달려있다.
 
인권을 침해한 기업은 물론, 그와 연루된 투자자, 이를 눈감은 언론이 책임과 비난을 피해갈 수 없듯이,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 예방을 소홀히 하고 기업 처벌과 인권침해 피해자 보호를 외면한 국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업이 노력하는 사회’가 아닌, ‘함께 노력하는 사회’가 목표로 설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반부패·윤리경영 체계에 인권을 포괄하는 것부터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 제고를 위한 국가정책과제들은 크게 ‘인권경영의 제도화’, ‘고충처리·구제 절차 실효성 제고’의 두 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공기업 등 공공기관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권고안을 정부에 제시한 2016년부터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교육, 연수, 인권정책 선언 수준에서 이행 지침 마련과 조직 구성 등 이행체계 구축으로 점점 구체화되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 이어 행정안전부도 지방공기업 평가에 인권 등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인권경영이 확대되어가는 추세다.
 
정작 인권경영을 담당하는 대부분의 공공기관 실무자들은 이 새로운 ‘도전’에 볼멘소리를 하거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인권을 환경, 노동, 윤리, 뇌물과 부패 등과 무관한 새로운 분야로 인식하거나, 리스크관리 또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도구쯤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익숙한 반부패·윤리경영 체계에 인권을 포괄하는 작업으로 이해하면 쉽다. 또는 기존 정책과 시스템을 인권 용어로 해석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패로 인한 공정경쟁 또는 평등기회 박탈, 차별 등 윤리강령 위반은 모두가 인권 이슈다. 윤리나 반부패 청렴이슈를 다루던 위원회가 있다면 인권 이슈도 포괄해서 다루면 된다. 물론 관련 전문가 충원, 위원들에게 인권 이슈에 대한 이해 제공 등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규제 생산보다 법 집행 의지가 중요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비판도 여전히 존재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민간부문에서 ‘을’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왜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도 감당 못하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사라진 채로.
 
민간 기업으로 인권경영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왜 ‘기업과 인권’ 이슈가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에 중요한 장으로 등장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사라지고, ‘또 다른 규제’라는 불만만 남을 수도 있다. 인권을 침해한 기업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으면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의 참여는 자연히 해결될 일이다. 우리가 집행의지가 부족하지, 법과 규제가 없나?
 
김용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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