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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속 현대차 '반짝 회복'…전망은 '불투명'
신형 싼타페, 미국실적 견인…트럼프 보호무역 기조 변수
2018-09-05 16:18:50 2018-09-05 16:18:5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달 현대차동차의 미국과 중국 시장 판매량이 증가했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달성한 깜짝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을 감안하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진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8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5만7542대로 전월(5만1752대) 대비 11.2%, 전년동월(5만4310대)보다 6.0%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7월 3.8%에서 8월 3.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5월 6만6056대에서 2개월 연속 전월비 감소 추세를 보이다 반등했다.
 
'싼타페', '투싼'을 비롯해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이 지난달 1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 신형 모델이 출시된 싼타페는 1만1700대로 전월(8300대)보다 40.1%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지난달 7만1000대(추정치)를 판매해 전월(3만18대) 대비 136.5%, 전년동월(5만3008대)보다 33.9% 증가했다. 전월 대비 증가폭은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3월 6만7대, 4월 7만7대, 5월 6만427대 등 6만~7만대 수준을 보이다가 6월 8만7052대로 상승한 후 7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지난달 중국 판매량은 사드 영향을 받기 전인 2016년 8월(8만20205대)보다 적다.
 
현대차가 8월 미국, 중국 시장에서 깜짝 실적을 달성했지만 미국 보호무역 기조 등 대외 변수를 감안하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검토 등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현대차의 미국 시장 공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 역시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분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올해 미국 시장 실적 추이를 보면 매월 변동성이 크다"면서 "판매가 부진하면 그 다음달 인센티브를 높여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는데, 글로벌 업체에 비해 경쟁력에서 앞서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시장의 경우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향상된데다가 SUV 붐이 일었을때 현대차가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사드 이전 수준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최근 미국과 멕시코 간 타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결과를 보면 미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마무리됐다"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가 뚜렷해지면서 우리나라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까지 미국이 우리나라 자동차에 대한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실현될 경우 현대차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가 향후 중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미·중 핵심시장에서 고전이 지속된다면 새로운 시장 창출이라는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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