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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상여 평균 105만원? 다른 나라 이야기”
추석 상여금 대부분 연봉에 포함돼 있어
2018-09-20 17:16:42 2018-09-20 19:22:38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연봉을 나눠서 주는 것일 뿐 추석 상여금이라고 지급되는 돈은 따로 없다. 따로 주는 회사가 있다면 부러움을 살 것이다.”
 
추석을 앞둔 대기업 직원들의 두 손이 가볍다. 추석 전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이 이미 연봉에 포함돼 있어 이른바 ‘떡값’이라고 불리는 상여금을 체감하기란 어렵다는 것이 직원들의 반응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 조사에 따르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라고 말한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의 70.2%로 집계됐다. 또 기업마다 지급할 1인당 평균 상여금은 10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직원들은 이런 조사 결과에 머리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명시된 평균 상여금 105만원은 명절을 앞두고 갑자기 지급되는 특별보너스라기 보다는 연초 근로계약 때 이미 지급을 약속한 금액이 대부분이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기업들의 절반 이상(65.2%)은 정기상여금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다. 정기상여금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마다 지급하기로 한 금액이다. 기본급 연 5000만원에 100%의 상여금을 받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맺었다면 이 상여금은 매달 분할로 12회 지급하거나 상반기 또는 하반기에 두 번 나눠 지급할 수도 있다. 
 
추석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 사진/뉴시스
 
실제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받아가는 추석 상여금은 엄밀하게 말하면 ‘0원’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달 추가로 받게 되는 돈은 평소 월 급여의 100% 정도다. 삼성전자는 연봉을 14분의 1로 나눠 설과 추석에 각각 지급한다. SK하이닉스는 전임직과 기술사무직이 다르다. 전임직은 연봉 중 업적금 명목으로 구성된 금액의 50%정도를 먼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술사무직은 연봉을 12분의 1로 나눠 월급으로 주기 때문에 추석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되는 돈은 없다.
 
대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호실적으로 지난 7월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무선사업부는 월 기본급의 100%대,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 등은 사업부에 따라 50∼75%의 성과급을 받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모든 직원에게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생산성 격려금(PI)을 지급했다. 
 
LG와 LS 계열사들은 연봉에서 20분의 1을 한 금액을 몇 번에 걸쳐 지급한다. 이번 추석 때는 평소 월 급여의 50~60% 정도 더 지급될 전망이다. GS건설은 기본급의 100%. 삼성카드는 100%, 교보생명은 50% 정도로 모두 연봉에 포함된 금액이다. 일부 대기업은 연봉에 포함되지 않은 몇 십만 원대의 현금이나 포인트, 상품권을 지급하긴 하지만 대부분 선물세트, 과일 정도로만 추가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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