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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기술자·중소기업 위한 구인·구직 매칭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리포트)일자리 미스매칭 해결 기여하는 소셜벤처 '기술자숲' 공태영 대표
"HR 관련 종합관리 서비스 플랫폼 구축 목표"
2018-10-04 06:00:00 2018-10-04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숙련 기술자와 이들을 원하는 중소기업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구인·구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
 
201610월 설립된 소셜벤처 스타트업 '기술자숲'은 심화되고 있는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숙련 기술자와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기술인력 특화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이다.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는 제1회 경남청년창업아카데미를 통해 창업했으며, 지난해 2월 안드로이드버전 앱을, 같은 해 9월 웹서비스와 iOS버전 앱을 출시했다.
 
기술자숲은 조선, 자동차 등 구조조정으로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 숙련 기술자들과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에 주목했다. 공 대표는 "2016년 부산·울산·경남에 닥친 제조업 위기를 보고 들으며 아이템을 사업화하게 됐다"며 "중장년층은 한 가정의 대들보 역할을,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데,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자숲 서비스는 '10초 이력정보 등록', '72시간 이내 신속 매칭', '동행면접' 등을 특징으로 한다. 스마트폰으로 이력서를 찍기만 하면 온라인 이력정보로 간편하게 전환된다. 온라인 활용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 기술자들을 위한 배려다. 또한 자체 알고리즘으로 중소기업은 일자리에 적합한 기술자를 72시간 내에 빠르게 매칭할 수 있도록 했다.
 
창업 1년이 채 안 된 기술자숲은 숙련 기술자들에게 8000여개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등 소셜벤처로서 성과를 쌓아나가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부산경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차정몽구재단이 하는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에 선정되는 등 민관으로부터는 일자리 미스매칭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에 공헌하는 우수 소셜벤처로 인정받고 있다.
 
동남권 경제는 여전히 어려워 기술자숲이 기여할 공간은 넓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자동차 등 제조업체가 모여 있는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의 7~8월 취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000명 줄어 2분기(-21000)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공 대표는 "중소기업과 숙련 현장기술자 간 구인·구직난을 완화하며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대학 졸업 후 외국계 회사에 취업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 창업을 결심한 건 도전하고 싶은 이유가 컸다이왕 도전하는 거 사회문제 해결에 공헌하는 아이템을 하고 싶었다. 결혼 후 아기를 낳고 키우다 보니 부모님들이 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느끼게 됐다. 한 가정의 가장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경제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모들이 중장년층이 되는 시기는 자녀 학비 등으로 경제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때다. 첫 번째 창업에 이어 이번 두 번째 창업의 키워드도 '중장년층', '경제문제'였다.
 
2016년 부산·울산·경남권 지역에 조선, 제조업 위기가 닥쳤다. 경기가 악화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용접 등 기술을 지닌 수많은 기술 근로자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실업률은 상승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동시에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심각하게 겪는다는 사실이었다. 이 같은 아이러니에는 수많은 문제가 얽혀있긴 하지만, 중장년층 현장 숙련 기술자와 중소기업 사이에 구인·구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알 수 있다. 숙련 기술자들은 여전히 사설정보신문, 인력사무소 등 오프라인에 의존하는 걸 보게 됐다. 아직 중장년층에게는 오프라인이 더 익숙했고, 온라인 구직은 복잡하고 어려운 대상이었다. 온라인 포털, 구인구직 서비스는 거의 청년층 사무직 중심으로 중심이 맞춰져 있어 중소기업, 중장년층 기술 근로자를 지원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기술자숲은 숙련 기술자를 위한 구인구직 매칭 서비스 플랫폼이다.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기술자숲
 
 
사진=기술자숲

 
기술자숲을 소개해달라.
 
기술자와 숲의 결합어다. 기술자들이 모여서 숲을 이룬다는 뜻이다. 현장 숙련 기술자들을 타깃으로 한다.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을 중심으로 하는데, 중소기업들이 많은 서울·경기권에도 수요가 많아 서비스를 오픈해둔 상태다.
 
중장년층의 경우 경력이 많아 온라인을 활용해 일일이 이력을 기입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한다. 종이 이력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온라인 이력 정보로 변환하고 이력 정보를 기준으로 적합한 일자리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5000여명의 인재 풀이 있다. 중소기업들은 다른 취업포털에서는 인지도가 낮아 채용공고의 노출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자체 필터링 시스템으로 공고에 적합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의 경우 기술 숙련 노동자를 직접 찾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덕분에 일자리 정보 공유에 협력하는 서비스업체 쪽에서 관련 정보를 받는 부분도 있다.
 
기술자숲 팀은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1인 창업으로 시작을 하다가 지금은 마케팅·기획 담당 팀장, 마케팅 전담 매니저, 고객 관리 담당 매니저, , 애플리케이션 개발 담당 매니저와 함께 일한다.
 
기존 온·오프라인 서비스와의 차별화 전략은.
 
온라인 활용능력이 부족한 중·장년층 기술자들을 위해 '10초 간편 이력정보 등록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종이이력서를 사진으로 찍기만 하면 온라인 이력정보로 변환되며,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일자리에 적합한 기술자를 '72시간 이내에 빠르게 매칭'함으로써 중소기업에게도 구인 피로감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구인구직 매칭 과정에 개입해서 구인구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선별적으로 동행면접을 진행한다. 숙련 기술자와 기업 사이의 적합도를 좀 더 높이고 검증을 더 잘 하기 위한 방안이다.
 
창업 후 거둔 성과는.
 
서비스 출시 1년여 만에 개인회원들을 대상으로 8000여개의 일자리정보를 전달했다. 600여건 매칭 성과를 냈다. 사회문제 해결에 공헌하는 점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와 경상남도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부산 지역 액셀러레이터인 콜즈다이나믹스에서 씨드 투자를 받았다. 지난 5월에는 사회문제 해결 소셜벤처를 후원하는 현대차정몽구재단의 'H-온드림'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대 1억원 지원사업인데 현재 진행 중이다. 1년여 만에 이런 성과를 달성하긴 했지만 기술자숲은 이제 막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한 단계에 있다. 갈 길이 멀다. 구인구직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을 구분해서 봐야한다. 기술자숲 플랫폼을 통해서 숙련 기술자들을 구인·구직하는 게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술자들을 찾는 기업 측에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수익모델이다. 현재 유료화는 아닌데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유료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 구인·구직 오프라인 서비스를 보면 월급에서 수수료를 뗴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술자숲은 그런 방식으로 부과할 생각은 없다. 교육 서비스, 노무관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구인구직 관련 기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등은 향후 유료서비스로 고려하고 있다. 단순 소개 수수료 명목의 비용은 기술자들에게 부과하지 않는다. 
 
창업 전후로 겪은 위기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가.
 
크게 두 가지를 꼽자면 팀빌딩과 자금조달이 힘들었다. 초기에 팀원이 이탈하는 등 팀을 꾸리는 게 쉽지 않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팀 세팅이 됐다고 생각하는데, 팀워크로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는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다. 자금조달은 초반에 정보가 부족해서 겪는 어려움이었다. 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정부 지원사업, 융자, 투자 유치 등으로 잘 해결해나가고 있다.
 
스타트업하면서 겪는 사소한 어려움들이 많을 때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을 찾아가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중 초기 창업 자본금 마련, 지원사업 소개, 네트워킹 등에서 큰 도움을 줬다.
  
단기·중장기 계획은 무엇인가.
 
숙련 기술자와 중소기업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구인구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중장년층은 한 가정의 대들보 역할을,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한다.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기술자숲이 구인구직 시장에 진입한 것은 먼저 오프라인 채널에 의존하고 있던 우수한 숙련 기술자들을 온라인 채널로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함이었다. 나아가 국내 구직활동에 머물지 않고 해외진출까지 도와주면서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HR서비스 회사가 되고자 한다. 우수 숙련 기술자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일본·호주·캐나다 등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 사진=기술자숲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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