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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잡학사전)고춧가루 탄 소주, 정말 감기에 효과 있을까
알코올에 의한 일시적 효과 불과…충분한 휴식·영양섭취가 더 도움돼
2018-10-23 06:00:00 2018-10-23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급격히 변하는 환절기에 따라 감기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치이다 보면 감기로 병원을 찾기보단 상비약으로 해결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속설로 이겨내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감기와 관련된 속설들 가운데는 전혀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들이 많아 올바른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과 관련된 속설 가운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낫는다'이다. 소량의 알코올은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일시적으로 몸이 가뿐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는 알코올에 의한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원인제거에는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이 위장과 간의 기능을 저하시켜 전체적인 컨디션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는다. 고춧가루를 탄 소주를 먹는 것보다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와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비타민C의 경우 '고춧가루+소주' 조합에 비해 신뢰도가 높지만 역시 감기예방 및 증상완화 효과에 대해 완벽히 검증이 이뤄지진 않은 상태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 교수가 비타민C를 먹는 것만으로도 감기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한 때 비타민C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여전히 직접적인 연관성은 논쟁거리다. 하지만 지난 200429개의 관련 연구결과에서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는 이들의 경우 절반 정도가 비타민C로 인한 감기예방 효과가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효과는 미미하다고 나타난 바 있다.
 
또 다른 속설로는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땀을 빼면 빨리 낫는다'가 있다. 이는 실제로 효과를 보는 이들도 있어 신뢰성이 높은 속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기는 200여개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단순히 체온을 높이는 것만으로 감기가 낫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불 속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면역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감기가 낫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
 
흔히 '독한 감기'로 알고 있는 독감 역시 감기와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질환의 발병 원인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감기가 수 백 종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라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질환이다.
 
이밖에 흔히 잘못알고 있는 감기와 관련된 사실은 감기가 추울 때만 걸리는 질병이라는 생각이다. 정확히는 감기와 추위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극지방의 경우 오히려 너무 추워 바이러스 서식이 맞지 않다는 것이 좋은 예다환절기 감기가 유행하는 이유는 건조해진 공기에 점막 역시 건조해져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추워진 날씨에 실내 활동이 많아지며 부족해진 환기도 감기 바이러스가 전염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김양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감기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과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명확히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방법으로 감기를 치료하다가 오히려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러 속설에 대해서 맹신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절기를 맞아 감기 환자가 많아지면서 예방 및 치료효과와 관련된 잘못된 속설을 이행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의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을 따르기 보단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사진/고대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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