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우울한 실적시즌…메리츠 빼고 모두 '미끄럼'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순이익 큰 폭 감소…사업 다각화서 차별화
2018-11-07 06:00:00 2018-11-07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증권사들이 우울한 실적 시즌을 보내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 등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부분 증권사의 이익이 전분기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만 선방한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KB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5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와 비교해 평균 25%가량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각각 473억원, 355억원으로 전분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1%, 10% 감소했다. 메리츠종금증권만 지난해와 비슷한 1072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선방했다.
 
주식시장의 불안한 흐름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드는 등 업황이 악화되면서 증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3분기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3000억원으로 2분기 13조8000억원보다 32.5% 감소했다.
 
증권사 간 실적 차별화는 사업 다각화 성과에서 갈렸다. 가장 나은 성적표를 낸 메리츠종금증권은 위탁매매수수료가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증시 부진의 악영향을 덜 받았고 자산운용(Trading)과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양호한 성과를 올렸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순영업수익 기준 금융수지는 대출자산 평균잔액 증가로 전분기보다 50.5% 늘었고 자산운용은 76.9% 증가했다"며 "기업금융은 14.2% 줄었지만 부동산대책과 기업공개(IPO) 부진 등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 비중은 자산운용과 IB가 각각 36.3%, 33.7%로 높은 편이고 위탁매매는 7.8%에 불과하다.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하나금융투자의 위탁매매 비중은 20% 안팎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다음으로 순이익 감소폭이 적었던 NH투자증권도 자산운용과 IB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운용 부문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 주식 운용 수익이 개선됐고 시중금리 하락으로 채권 운용도 시장 우려보다 양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IB 부문은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매입·셀 다운, 미국 사우스필드 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 수익 등으로 양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발표될 증권사의 3분기 실적과 4분기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래대금과 트레이딩 손익 감소 등으로 3분기와 4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20%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증시 변동성이 과하게 확대된 만큼 지수와 일평균 거래대금 변동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낮은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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