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국 진출했지만 해외서 못쓰는 삼성페이…왜?
한국시장용 규격에 발목…미국 비자·마스터 규격은 타국 호환 가능
입력 : 2018-11-09 18:14:08 수정 : 2018-11-09 18:14:08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페이가 출시 3년 만에 6대륙 24개국에 진출하며 전 세계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뛰어난 범용성을 갖췄음에도 아직까지 다른 국가에서 호환해서 사용할 수는 없다. 국내 카드사들이 정한 규격에 발목이 묶여서다.
 
전 세계 6대륙 24개국에 진출한 '삼성 페이'. 사진/삼성전자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국에서 출시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우 해외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미국에서 판매된 갤럭시 스마트폰은 비자나 마스터 규격을 적용하고 있어, 비자·마스터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이라면 어느 국가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한국시장용 규격이 해외 현지 결제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용 규격은 삼성·신한·KB국민·롯데·현대·NH농협 등 국내 8개 카드사가 참여한 '앱카드협의체'가 제정했다. 앱카드협의체는 고객이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실물 카드를 한번만 등록하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앱을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삼성페이 출시 초기에 삼성전자가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장 진입에 편리한 측면이 있었겠지만 되려 규격에 막혀 해외 사용이 제한되는 결과를 얻어 자기 발목을 잡은 격이 됐다.
 
삼성페이는 NFC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이 동시에 적용돼 애플의 애플페이,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뛰어나다.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가 NFC 단말기 설치가 필수인 반면, 삼성페이는 가맹점주가 단말기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가 이같은 범용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해외 현지 결제에는 활용할 수 없다는 데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규격이 해소된다면 해외 현지 결제 서비스를 확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삼성페이가 스마트폰의 부가적인 서비스인 만큼 금융 협력사들에 규격 변경을 요구하면서까지 나서는 것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에 간편결제를 넘어 다양한 부가 서비스들을 추가하고 있는 것처럼 해외 결제 역시 소비자들의 편의 차원에서 얼마든지 도입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현재 온·오프라인 간편결제는 물론 은행, 펀드, 보험, 쿠폰,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보강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통해 수수료 등의 이윤을 남기고 있지 않지만 향후 확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9년 간편결제 시장은 1조8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편결제 시장은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미래 먹거리로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한편 삼성페이와 연계할 예정이었던 빅스비 역시 법적인 규제에 봉착해 있다. 빅스비에게 단순히 결제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 목소리가 생체 인증을 대신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야 의미있는 서비스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법적으로 목소리는 생체 인증이 가능한 정보로 인정되지 않는다. 카드사들 역시 목소리 변조나 위조 등으로 인한 배상 책임의 문제가 걸려있어 부정적인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과 관련된 기술이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물론, 법적인 규제도 해소돼야 빅스비와 삼성페이 연계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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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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