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4대 보험 적용시 16만명 구조조정 우려"
보험사 월 1076억원 추가 비용 발생…"의무적용 아닌 특수성 고려해야"
2018-11-20 14:52:33 2018-11-20 14:52:33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험이 의무 적용되면 월 1076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보험설계사 약 16만명이 구조조정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정부가 특수고용직에 4대 사회보험 적용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설계사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이지만 교수는 20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학용·임이자·신보라 의원 주최로 열린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사회보험 적용의 합리적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가 지난해 보험사와 대리점(GA) 소속 설계사 40만7250명 중 22만4492명의 소득을 분석한 결과, 고용보험 도입으로 보험사가 설계사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월 95억원, 4대 보험 전체 도입으로 인한 비용은 월 5975억원이 증가한다고 조사됐다. 이를 보험설계사 총원으로 환산하면 고용보험은 월 174억원, 4대보험은 월 1076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이처럼 비용이 늘어나면 실적이 저조한 설계사부터 퇴출(계약 해지)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석 대상자 중 지난해 월소득 20만원(대략 연간 모집계약 1건) 이하 설계사는 3만1133명, 50만원 이하는 5만1138명, 100만원 이하는 7만6480명이다. 이를 전체 설계사로 확대하면 6만4957명(20만원 이하 기준)∼15만7438명(100만원 이하 기준)의 인력 조정이 예상된다고 분석됐다. 

이 교수는 "보험설계사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저소득자, 즉 모집계약 수수료가 낮아 기여도가 저조한 인력의 비중이 매우 크다"며 "이같은 소득분포를 가진 보험설계사 업종에 사회보험이 도입되면 저소득자의 취업자 지위가 상실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월소득 100만원 이하 설계사는 전체의 38.6%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수직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이 강제가 아닌 시행령을 개정해 현행 자영업자 특례제도의 가입요건을 완화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강남대 공공인재학과 유주선 교수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보험회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및 노동조합법 관련 판시에서도 보험설계사의 근로자성이 부인되고 있다”며 “보험회사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으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것은 보험설계사의 본질적 성질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말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도 고용보험에 가입시켜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학용?임이자?신보라 국회의원은 20일 공동주최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의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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