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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구광모, 새내기 총수 3인3색 경영행보
실용주의 무장한 젊은 총수…미래 먹거리 모색·새문화 형성 주력
2019-03-05 20:00:00 2019-03-05 20: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의 새내기 총수 3인방이 올해 본격적으로 경영 심판대에 선다. 선친에게서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은 지난해에는 향후 경영을 위한 발판 다지기의 시간을 보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자기 색깔 입히기에 나선 것. 40~50대의 젊은 총수 답게 격식보다는 실용성을 우선 순위에 두고 각 그룹이 처한 상황에 맞춰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으로 지정, 공식적으로 총수 자리에 오른 이 부회장은 대외 네트워킹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수 차례의 해외 출장으로 그간의 경영 공백을 메워가던 행보의 연장선 상에 있다. 특히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과 해외 정상과의 만남에도 동석하며 '민간 외교 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아랍에미리트(UAE) 통합군 부총사령관 초청 청와대 오찬에 함께한 것을 포함해 올해에만 세 차례 청와대를 방문했다. 연초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까지 더하면 문 대통령과는 4번 만났다. 또한 이 부회장은 지난달 설 연휴 즈음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시찰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한 달 여간 해외를 돌며 5G 등 미래 먹거리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했다. 사진/모하메드 왕세제 SNS
 
동시에 이 부회장은 삼성의 사회공헌 비전을 재정립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8일 '함께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이라는 새 사회공헌 비전을 발표하고 청소년 교육을 테마로 설정했다. 약 일주일 후인 26일에는 김한조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안규리 서울대학교 교수 등 사회공헌 활동가를 신규 사외이사에 영입, 사회공헌 사업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대외 활동을 급격히 늘린 정 수석부회장은 사실상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내정돼 책임 경영을 강화할 계획도 시사했다. 잠시 멈춰있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려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전국경제투어 '수소경제와 미래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수소경제 전략보고회에 앞서 수소경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실적 악화 등으로 위기에 몰린 그룹의 생존 모색이다. 창사 이래 고수해왔던 대규모 정기 공채도 폐지하고 직무 중심의 상시 채용 제도를 도입키로 하는 등 경직됐던 조직 문화에도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공채 폐지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경영 환경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구 회장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꼽혔던 LG의 조직문화에 실용주의를 입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취임 후 자신을 '회장'이 아닌 '대표'라 불러달라는 파격을 유도했고, 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시무식을 개최하며 생산직·연구직 등 다양한 직무의 직원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13일 열린 'LG 테크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최근에는 고 구본무 선대 회장때부터 이어온 임원세미나를 이달부터 월례 포럼으로 전환할 방침을 세웠다. 내용 구성도 회장이 경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존 방식에서 최신 경영 트렌드를 배우고 임원 간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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