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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업, 매출 66% 해외서 버는데…법인세 부담 높아"
2019-05-07 08:14:03 2019-05-07 08:14:3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은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이 내는 법인세 규모는 올해 정부의 일자리 예산 25조원에 맞먹는 규모로, 국내 법인세수에 대한 기여도가 높았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 중 국내외 분류가 가능한 64개사의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 평균이 절반 이상(55.1%)을 차지했다. 특히 상위 1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695조6000억원으로 이 중 65.9%는 해외에서 벌었다.
 
상위 5대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 평균은 72.9%로 더 높았다. SK하이닉스는 97.9%로 10대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9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86.1%로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금액은 13.9%에 불과했고, 기아자동차(66.9%), LG전자(63.5%), 현대자동차(62.0%)의 해외 비중도 모두 60%를 넘어섰다. 
 
주요 기업 10개 중 6개사는 5년 전에 비해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전체 64개사 중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4개사를 분석한 결과, 35개사(64.8%)의 해외 비중이 2014년 41.4%에 비해 9.2%포인트 늘어난 50.6%로 나타났다.
 
표/한경연
 
주요 기업들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었지만 국내 법인세수에 상당부분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64개 기업 중 2018년 법인세차감전이익이 적자인 기업 등을 제외한 52개사의 법인세비용은 22조9000억원으로 전체 법인세수의 32.3%를 차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국내 매출비중이 각각 13.9%, 2.1%에 불과했지만, 법인세는 각각 11조600억원과 5조600억원으로 두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70조9000억원)의 24.3%를 차지했다. 
 
64개사가 근로소득세 과세대상 근로자의 5.6%를 고용하고, 해당 근로자들이 근로소득세수 전체의 12.8%를 부담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자는 1061만5000명, 이들의 급여총액은 529조2000억원이었는데 그 중 64개사의 고용인원이 59만2000명으로 5.6%를 차지하고 급여총액은 49조1000억원으로 9.3%를 차지했다.
 
이를 토대로 64개사의 근로자들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를 추산한 금액은 4조5000억원으로 2017년 전체 근로소득세수인 35조1000억원의 12.8%에 해당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3분의2 수준에 육박하고, 5년 전에 비해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세수나 고용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법·제도 정비 및 정책 마련 등을 통한 경영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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