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동향)역시 화공플랜트 전문가…김창학 사장 쾌조의 출발
현대엔지니어링, 잇따라 해외 수주…국내 주택사업 수주는 과제
입력 : 2019-07-15 06:00:00 수정 : 2019-07-15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출발이 좋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은 아직 취임 4개월차다. 지난 4월1일 임기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두 달 연속 해외에서 수주 소식을 가져왔다. 취임한 달에는 러시아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1200만달러(약 140억8800만원) 규모의 메탄올 플랜트 기본설계를 수주했다. 기본설계를 진행한 이후에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설계, 조달, 시공) 공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시공은 최소 10억달러(1조 17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 다음달에는 폴란드에서 한 건 했다. 9억9280만유로(약 1조2900억원) 규모의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EPC를 수주했다. 자동차 부품, 인공 섬유 등의 기본 원료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플랜트로, 국내 건설사에게 문턱이 높은 유럽에서 EPC역량을 입증 받았다는 평가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러시아와 유럽으로 진출해 시장을 확대한 것뿐 아니라 기본설계를 수주한 점도 눈에 띈다. 기본설계는 일반적으로 외국 선진 건설사가 독점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다. 기본설계 입찰 경쟁 시에는 유사한 수주 경험이 중요한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 확보로 추후 다른 기본설계 입찰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이 같은 성적은 화공플랜트에 잔뼈가 굵은 김 사장의 경력 덕분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김 사장은 1989년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에 입사해 이곳에서 상무까지 승진을 이어갔다. 2015년 전무로 승진하며 화공수행사업부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부사장 겸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화공플랜트 전문가다. 
 
해외 사업이 순조롭지만 김 사장 앞에 난관도 있다. 전임자였던 성상록 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도 화공플랜트에서 쌓은 경력으로 취임 첫해인 2017년 해외 수주에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 다음해부터 실적이 미끄러졌고 임기 1년을 남겨놓은 지난 3월 갑작스레 물러났다. 
 
김 사장도 해외에선 선전하고 있지만 국내 주택 사업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올해 도시정비 사업은 단 1건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신안빌라 주택재건축 사업을 마수걸이 수주했다. 
 
대우건설이 1년 넘게 공들인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도전장을 냈지만 근소한 차이로 대우건설에 시공권을 넘겨줬다. 볼펜 병기 등을 이유로 무효표 논란이 있었으나 대우건설이 사업을 가져가는 방향으로 일단락됐다. 단 6표 차이였다. 정비사업 물량이 드문 서울에서 사업성이 나쁘지 않아 욕심을 내던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아쉬운 결과다.
 
이곳을 서울 정비사업 확장의 교두보로 삼을 수도 있었다.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입지를 가리지 않고 들어서는 바람에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쓰고 있는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의 영향력을 낮췄다고 평가하던 참이었다. 브랜드 파워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주택 사업 강자 대우건설과 맞붙어 6표 차이에 불과했다는 점은 현대엔지니어링에는 고무적이다. 회사의 주택 사업 역량을 확인한 계기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후발주자로 고척4구역에 도전장을 내밀어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라며 “굉장히 선방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김 사장은 꾸준히 주택 사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주택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하반기에는 김 사장이 국내 주택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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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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