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일본 의존도 높은 석유화학업계 "영향 미미"
"걱정할 정도 아냐" 한 목소리… 국내 생산여력↑·다변화 가능
입력 : 2019-08-04 15:02:17 수정 : 2019-08-04 15:02:17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생산 여력이 충분한 데다 원료 다변화 역시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석유화학품목은 반도체 다음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고위험 품목에 해당한다.
 
4일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자일렌 일본 수입 비중은 95.4%, 톨루엔은 79.3%에 이른다. 자일렌은 페트병과 합성섬유를 만드는 테레프탈산(TPA)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합성하는 데 쓰이며, 톨루엔은 파라자일렌을 만들거나 시너 등 도료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통계로 보면 국내 일본 의존도는 상당해 보이지만 업계는 이를 '통계의 오류'라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는 원료를 직접 생산하고 수출하며, 부족한 부분을 가까운 일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수입비중으로만 보면 일본 의존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자일렌 등은 주로 국내서 '자가생산 자가소비'한다고 보면 된다"며 "오히려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은 생산하고 남은 것들은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를 보다 많이 조달해야할 경우 접근성이 좋은 일본에서 때때로 수입하는 것"이라며 "스팟으로 나온 물량은 일본 외 어디에서도 수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자일렌은 413만7373톤으로, 이 가운데 수입비중은 30%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도 "자일렌과 톨루엔 등은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내수보다 생산량이 많아 일본을 앞도한다"며 "수급이 안맞을 때 일본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메타자일렌은 일본 수입 비중은 100%로 알려졌지만, 주요 수입업체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자체 생산능력을 올 하반기 기준 16만톤에서 36만톤으로 증설하기로 한 상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일부 메타자일렌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한 곳에서만 원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입처 다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고,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아로마틱스와 현대코스모 등 한일 합작사가 일본에서 혼합자일렌 등을 수입하면서 일본 의존도가 높아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톨루엔의 경우 2012년 수입은 9만톤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1만톤으로 급증했다. 이는 일본 JX에너지와 SK그룹이 합작해 만든 울산 아로마틱스의 PX 설비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합작사들이 수입하는 물량을 고려하면 규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오히려 일본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소재 수입국 비중. 자료/키움증권
 
 
다만 배터리 소재의 경우 일부 물품은 일본 외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주로 배터리 파우치필름을 일본 업체서 공급받고 있으며, 그 비중은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파우치필름은 대체 공급처를 알아보고 있고 확정되진 않았다"면서 "국내외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나 음극재 등 배터리 4대 핵심소재는 국내 생산 및 중국 업체들의 증설로 일본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국내 양극재와 음극재 수입 비중은 중국이 각각 98%, 80%로 가장 높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업종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며 "오히려 한번 소재의 대체가 있으면, 기존의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기득권이 진입장벽으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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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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