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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전문가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직격탄"
분양 일정 줄줄이 연기될 듯…"일시적 집값 하락, 장기적 상승" 전망
2019-08-12 14:10:56 2019-08-12 14:10:5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강남권 재건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당장 분양가 통제로 재건축 사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일반 분양분이 많은 단지부터 사업이 줄줄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공급 물량이 부족해 기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 사업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 중단 등으로 공급이 감소되면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도 “도심에서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대부분 재건축에 의존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는 그 사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며 “공급이 없어지는 결과가 오고 결국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은 재건축 사업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분양 물량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담금이 예상보다 불어날 경우 조합원들이 사업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더욱이 수익성 악화로 재건축 물량 매매 가격 하락이 예상돼 집을 팔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시키고 재고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며 “심리적 위축 및 거래 관망과 저렴해진 분양 물량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올해 7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비사업 위축이 주택 공급량 장기 감소로 이어진다면 지역 내 희소성이 부각될 준공 5년차 안팎의 새 아파트들은 가격 강보합이 유지되며 선호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통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을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함 랩장은 “후 분양을 고민하던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둔촌주공 등 일부 재건축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을 서두를 수 있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더라도 분양가상한제 적용보다 수익성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대 후 분양 카드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면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뒤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HUG의 분양보증 심사와 분양가 상한제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힐스테이트 세운과 서울 용산 유엔사 부지,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 이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평가와는 달리 현재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를 매물 부족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시장에서 보유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퇴로가 막혀 매물 품귀현상이 심각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한 부담을 줄여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소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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