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음주운전 바꿔치기 의혹, 제대로 수사하라
입력 : 2019-09-11 06:00:00 수정 : 2019-09-11 06:00:00
강정호는 지난 2015년부터 이듬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며 '동양인 내야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당시 소속팀이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헐값'에 강정호를 데려왔다는 칭찬도 이어졌다. 하지만 2016년 12월 강정호가 음주운전 상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뒤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접 운전한 강정호가 옆자리에 있던 친구와 운전자를 바꾸려고 한 의혹과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과거까지 알려지며 팬들은 냉정히 돌아섰다. 검찰은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며 강정호를 정식 재판에 넘겼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때문에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강정호는 올해까지 부진을 거듭하다가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7일 강정호와 비슷한 사례가 또 터졌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씨가 서울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아버지 장 의원은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는 점에 이번 아들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장씨가 음주사고를 수습하며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씨는 사고 직후 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제3자가 운전했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사고 현장에 뒤늦게 나타난 김모씨도 자신이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9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전했다고 시인하면서 이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또 장씨가 금품으로 사고를 무마하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사고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정씨가 사고 직후 금품을 제안하며 합의를 제안했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고 진술했다.
 
윤창호법 통과 이후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이전보다 강화됐다. 음주운전은 곧 살인행위라는 국민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처벌을 강화해서라도 음주운전 사고를 조금이라도 막으려는 의도가 내재돼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취중에 서울 한복판을 시속 100km 넘게 질주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음주운전 자체로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장씨의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과 사건 무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범죄로 범죄를 덮으려고 한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경찰은 이미 장씨와 김씨 등을 조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피의자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접어두고 오직 그날의 진실을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
 
김광연 사회부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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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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