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채희석 법무법인 지평 사모펀드팀장
국내 PEF는 기업의 '시간 공급자'
주요 이슈 '상속·주주행동주의'
"국내 PEF시장 규제 개편, 긍정적으로 변하는 중"
입력 : 2019-10-16 09:00:00 수정 : 2019-10-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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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심수진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참여율이 절반 이상이 됐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PEF는 약탈적 금융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실제로 국내 PEF들은 기업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시간 공급자'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국내에서 PEF의 활황은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PEF 전문가로 꼽히며 법무법인 지평 사모펀드팀을 이끌고 있는 채희석 변호사는 지난 8일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PEF 시장의 변화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채 변호사는 국내 PEF 도입 초창기인 2006년부터 시장에 참여해왔다. 금융 변호사로서 PEF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PEF의 이해'라는 PEF전문 법률해설서도 펴낸 바 있다. 
 
그는 PEF 업무의 매력으로 금융업계에서 드문 스타트업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금융변호사의 고객은 금융기관인데, 사실 금융기관에서는 초기 기업을 보기 어렵다. 반면 PEF 분야에는 지금도 많은 신생 PEF가 쏟아지고 있다. 기업의 성장단계로 보면 스타트업인 셈이다.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나중에는 중견 PEF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체계 개편 방향' 발표에 따라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사모펀드 시장은 운용 방식에 따라 PEF와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운용 규제를 일원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바이아웃(Buy-out) 목적에 한정됐던 PEF도 투자 대상이 확대되고, 양쪽의 진입장벽이 없어지는 셈이다.   
 
채 변호사는 "제도가 개편되면 사모펀드 시장 전체가 크게 재편될 것"이라며 "PEF의 부동산,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고 PDF 시장도 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채희석 지평 사모펀드팀 파트너변호사. 사진/지평
 
다음은 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금융 변호사로서 국내 PEF 도입 초기부터 시장에 참여해왔다. 금융 파트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로펌에서의 업무는 크게 송무와 자문 파트로 구별되고, 그중 자문은 M&A, 회사, 금융으로 나뉜다. 금융 파트의 금융 변호사는 이 중에서도 업무의 성격이 가장 다른 파트라고 할 수 있다. 소송이나 M&A에 비해 금융은 상대방과 같은 방향을 보는 분야다. 워낙 관련 규정이 복잡해 문제가 생기지 않게 딜을 만들어야 하고 같은 경제적 목표가 있기 때문에 법률적 측면에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아이디어 싸움'의 분야라고 보면 된다. 
 
상대방 변호사가 내가 낸 의견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내고, 하나의 딜이 종료되면 세리모니를 같이 한다. 그만큼 협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다.
 
연수원을 마치고 군법무관에서 3년 내내 검찰관을 하면서 '분쟁'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회사에서는 인력배치상 배정을 받은 셈이지만 나에게는 이 분야가 천직이라고 느꼈다. 물론 M&A업무도 같이 하고 있지만, 이 분야 업무의 협조적이고 창의적인 측면이 잘 맞는 것 같다. 
 
-금융변호사 업무의 장점은 무엇인가?
 
△금융파트 업무의 특성상 비교적 사회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이 금융변호사의 매력이다. 금융은 모든 산업의 길목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키코 분쟁이 발생했을 당시 가장 이슈가 됐던 시기가 2010년대 초반인데, 2010년에는 이미 분쟁이 발생한 상태였지만 나는 금융변호사로서 2007년에 키코라는 상품을 먼저 접했다. 그만큼 금융이란 것이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먼저 파악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관심사를 비교적 빨리 알고 그 시류에 맞춰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은 금융변호사의 큰 장점이다.
 
-현재 지평 사모펀드팀 구성원은 어떻게 되는가?
 
△지평에서 사모펀드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변호사는 8명 정도지만, 실제로 사모펀드팀은 M&A와 같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약 40명 정도라고 보면 된다. 
 
M&A분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원래 금융분야에서 PEF를 하면서 M&A를 다루게 된 변호사들이 있고, 정통 M&A 업무를 하다가 이 시장에서 PEF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M&A를 하게 된 변호사들이 있다. 나는 PEF에서 M&A를 하게 된 케이스다. 서로 관점과 관심사가 다른 편이다. PEF를 하면서 M&A로 온 변호사들은 거래구조, 엑시트에, 정통 M&A를 하던 변호사들은 대상 회사 자체에 대한 관심, 실사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
 
-로펌 사모펀드 팀의 업무 범위가 매우 넓어 보인다
 
△사모펀드팀의 업무가 좋은 것이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라는 틀을 만들고 운용할 수 있는 운용사의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업무부터 실제로 사모펀드에 돈을 모아서 운용을 하려면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는 다양한 팀과 협업이 진행된다. M&A는 물론 해외 인프라 자산 투자는 인프라팀과, 주주행동주의는 소송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여러 곳과 업무를 같이 진행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업무를 10여년 하면서 그동안 만든 펀드도 약 300건, 위탁운용사(GP)도 100건 정도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M&A 시장에서 PEF의 역할이 매우 커졌다. 최근의 흐름을 짚어본다면?
 
△한국에서의 PEF는 일종의 '시간 공급자'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상황이 어려워졌는데, 전략적투자자(SI)들이 회사를 인수해주지 않고 PEF가 없다면 회사는 그대로 파산이다. 그런데 PEF는 엑시트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울 때 들어가서 회사의 재무구조 등을 정리해주고 적절한 시점에 괜찮은 SI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대표적으로 이런 흐름이 '상속'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공단 쪽을 보면 좋은 회사는 많지만 2세대로의 세습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회사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적절한 SI를 찾아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이때 누군가가 회사를 떠안았다가 SI를 물색해서 연결해줘야 하는데 이 역할을 PEF가 하는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PEF가 (기업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시간 공급자라고 본다.
 
대규모 PE들이 많이 나오면서 바이아웃(buy-out)하고 중요 딜에도 참여하는데, 이 트렌드는 계속 갈 것으로 본다. 예전에는 M&A 시장이 SI, 재벌기업들의 독무대였는데, 이제는 PEF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M&A가 활성화됐고, 시장의 균형을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중요한 흐름은 '주주행동주의'다. KCGI, 한진(002320) 등이 주주행동주의의 첫 사례는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흐름이 됐다.   
 
한국에서 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은 강제적인 측면이 있어 어찌 보면 부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법을 만들어서 공권력으로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시장 논리에 따라 시장 흐름으로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 측면에서 주주행동주의가 더 중요하고, 그래서 활성화되길 바란다.
 
물론 일각에서는 '주주행동주의도 한 꺼풀 벗겨보면 뒷단에는 연기금이나 자본가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부적절하다고 여기는 '주주자본주의', '연기금 자본주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종국적으로는 모든 기업을 연기금, 펀드들, 혹은 주주들이 지배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국에서 필요한 기업구조개선의 적임자는 주주행동주의펀드라고 본다. 그래서 이 흐름도 매우 중요하고 이를 표방하는 펀드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발표된 '사모펀드 체계 개편 방향'에 따라 기존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와 PEF의 구분에서 운용 규제를 일원화하면 시장의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 방향이 도입되면 사모펀드 시장은 확실히 크게 재편될 것으로 생각한다. PEF와 전문투자형사모펀드는 구분은 한 마디로 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바이아웃 목적의 'PEF'와 '그 외'로 나눠놓은 것이다. 
 
이는 처음 도입 당시 사모펀드제도를 한 번에 도입하려면 저항이 클 수 있기 때문에 PEF부터 도입을 하면서 사모펀드 전반으로 넓혀왔기 때문에 '월(Wall)이 생긴 것이다. 이번 개편은 그 월을 없애는 방향이라고 보면 된다.
 
이번에 사모펀드 체계가 개편되면, PEF는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포트폴리오 투자 △부동산 △인프라 △금전대여(PDF) 투자가 가능해진다. 대신 뒷단에서 투자자와 관련해 PEF는 전문투자자로 제한하겠다는 것이고. PEF 업계에서는 특히 부동산과 인프라 자산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프라의 경우 장기적 인프라 투자를 위해 준비 중인 하우스들이 많이 보인다. 또한 PDF도 펀드에서 흡수하게 된 만큼 위험대출 수요가 PEF 쪽으로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PEF 분야를 담당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무엇인가?
 
△국내에서 최초로 월드뱅크 산하 IFC(국제금융공사)의 펀드에 투자하는 거래를 진행했었다. 당시 한 대규모 금융기관이 해외 IFC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싶어 했는데, 이는 Fund of Fund의 형태이고 PEF는 바이아웃만 가능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때 내가 제시한 솔루션은 해외 SPC를 활용한 투자였는데, 2008년에 한국 PE 운용사가 국내에서는 규제가 크니 정부에서 해외에 SPC를 만들어서 활동하는 것은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방침이 있었고, 그래서 해외 SPC를 만들어 이를 통해 펀드에 투자하는 거래구조를 짰다. 혹시 탈법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 컸는데 오히려 이 구조를 장려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을 때 마음이 놓였다. 첫 사례였기 때문에 당시 그 회사의 운용역과 서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투자가 해외 IFC 펀드에 투자한 최초의 사례가 됐고, 다른 금융기관들도 이 방법으로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
  
-오랜 시간 PEF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PEF 업무는 2006년부터 14년 정도 했다. 금융 파트의 금융 변호사이고, 고객은 금융기관이다. 금융기관에서는 중소기업이 없는데 금융업계에서 벤처나 스타트업이 있는 분야가 PEF다. 
 
대형 PE들과 업무를 하면 물론 수익이 크지만,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참 좋다. 이 업무를 처음 시작하면서 많은 도움이 필요할 텐데 당장 자문수수료를 줄 상황은 안되더라도 나는 그 분야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고, 그렇게 같이 성장하다 보면 나중에는 고객사가 되기도 한다. 초기부터 인연이 되어서 이제는 중견업체가 된 운용사들도 있고. 나중에는 딜뿐만 아니라 서로의 가족 얘기를 함께 나누게 되는 이런 것들이 PEF를 하면서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채희석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2기 수료 △육군법무관(고등검찰관)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교(МГИМО / MGIMO) 법과대학원 법학석사(금융ㆍ조세법)·러시아 변호사(2013년) △현 한국기술진흥원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자문단 자문위원 △현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전문위원회 전문위원 △현 통일부 교류협력 법제도 자문회의 자문위원 △현 법무법인 지평 사모펀드팀장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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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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