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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핵전쟁 억제력' 카드…SLBM 잠수함 등 군사행보 감행하나
"핵전쟁 억제력 더 한증 강화하고, '격동상태' 운영 방침 제시"
2020-05-24 16:33:16 2020-05-24 16:33:1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핵전쟁 억제력'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신형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잠수함 진수식 등 군사행보를 감행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최대한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정세 따위가 급격하게 움직이거나 변하는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회의에선 리병철 당 부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 분야 핵심 인사로 꼽힌다. 여기에 포병출신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북한군 유일의 차수(원수와 대장사이 계급)로 승진했다.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간 북한은 소위 '새로운 길'을 내세우며 경제와 군사 분야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를 선언해왔다. 그러나 경제분야가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군사 분야에 힘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군사행보로는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SLBM 탑재용 신형 잠수함 진수식이다. 지난해 7월 말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을 북 언론들이 보도함으로써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현안 보고에서 "신형 잠수함의 진수 관련 준비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SLBM 발사시험으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이달 들어 각종 전략폭격기와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한 것도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경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 상태로 들어간 것은 변수다. 중국이 대선을 앞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압박을 위해 북한의 군사행동을 용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각각 코로나 19 승리 축하 구두 친서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축하전문을 보냈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쉽지 않자 결국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 것이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가 김 위원장의 활동 소식을 보도한 건 지난 2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보도 이후 22일 만이다.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12월22일 북한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소집한 3차 회의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대형 TV에 군사자료로 추정되는 자료를 띄운 뒤 약 2M길이의 지휘봉을 들고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설명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군 간부들은 책상 앞에 놓인 종이에 펜으로 이를 받아 적었다.
 
김 위원장이 군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액션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군 고위층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경택 국가보위상(우리 측 국가정보원장에 해당)을 대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 내부 관리와 통제에 보다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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