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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학기제 여론 고조)①학생주도, 한국사회 스케줄 바꾼다
생산적 공백기 늘어나…회계연도 변화는 법규 개정 필요
2020-06-07 12:00:00 2020-06-07 13:57:5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9월 학기제 도입을 촉구하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재 정상적인 수업이 힘든데다, 도입시 장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세계 국가 중 70% 가량이 가을 학기제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유학 등 교류가 쉬워지고, 학생이 인생 설계를 보다 더 내실있게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효과로 꼽힌다.
 
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9월 학기를 도입하라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학생·교사·학부모 등이 업로드해 이날 기준 마감 시한이 남은 관련 청와대 청원이 10개를 초과한 상태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정부·국회·교원단체로 이뤄진 협의체가 논의할 필요성을 촉구했으며, 일부 대학생들은 신학기제를 실시해 혼란스러운 이번 1학기를 '리셋'하길 염원하는 중이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학) 서울지부장은 "9월 학기제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불가항력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만 기존 제도를 고집하는 근거를 모르겠다"며 "이제는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학기제 장점으로는 단연 학생이 주도적·생산적으로 활용할 공백 기간이 늘어난다는 점이 꼽힌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이 지난해 작성한 '학기제 및 학제 개편 공론화를 제안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9월 학기제를 택한 국가들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합친 전체 방학 기간이 한국보다 1개월 가량 더 길다.
 
특히 긴 여름방학은 문화체험, 여행, 언어공부, 봉사활동, 인턴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적으로 겨울보다 여름에 야외활동이 더 잦은 경향인만큼, 학생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은 겨울방학이 길 때보다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방학 일수가 연장되도 학습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해보인다. 현재 연간 수업일수는 한국과 가을 학기제 도입 국가들이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은 190일 이상, 영국과 캐나다가 190일이며 미국과 프랑스는 180일이다.
 
이외에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제시한 장점으로는 △학생 및 교사가 다른 국가와 교류△여름방학에 교원인사, 연수, 각종 입시 업무 처리 △여름방학 중에 주요 시험 진행 △겨울방학이 짧아져 1·2학기 간 공백 단축 및 연계 강화 등이 있다.
 
아울러 주요 단점인 전환 비용이 코로나19로 인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KEDI 및 국회 등 추산치가 10조원 내외에 이르기도 했으나, 이는 점진적인 제도 시행에 따른 교실 증설을 전제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안전 우려 때문에 학생 전체에 일괄 적용하자는 여론이 일어나는 상태다.
 
다만 제도 변경이 교육을 넘어 사회에까지 이른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기존 3월 학기제에 맞춰진 입학·졸업·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교육과정을 신학기에 맞춰 조정해야 하고,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시기 및 공무원 등 각종 시험 일정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또 기존 1월에 시작하는 회계연도를 신학기에 맞추기 위해선 법규까지 개정해야 한다. 법규 개정 대상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금융투자업에 속하는 기업까지 포함이다.
 
지난 3일 오전 충북 청주 흥덕고등학교 학생들이 첫 등교해 학교가 준 꽃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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