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불매에 하이브리드 접수한 현대·기아차
일본 브랜드 판매량 절반 넘게 줄어든 사이 현대·기아차 30% 증가
2020-06-10 06:00:00 2020-06-10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하이브리드는 일본 차라는 얘기가 많아서 렉서스를 사려다가 사회적 분위기가 여의치 않아서 그랜저를 선택했는데 구매 비용도 절약했고 실연비도 생각보다 잘 나와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량 소유주 A씨의 말이다.
 
일본 브랜드가 불매운동의 여파로 흔들리는 사이 그랜저와 K7 등 현대·기아차의 세단이 하이브리드 시장을 접수하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와 렉서스,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 3개사의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월평균 판매량(1~4월 기준)은 925대로 지난해 상반기 2342대보다 60%가량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1200대 수준으로 낮아졌고 올해 들어 10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더 뉴 그랜저.사진/현대차
 
브랜드별로 보면 렉서스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한 달에 1355대를 기록했던 렉서스의 판매량은 올해 450대 정도에 그치고 있다.
 
주력 모델인 ES300h의 판매가 급감한 탓이다. 작년 상반기 매월 820대가 팔렸던 ES300h의 판매량은 300대 안팎까지 줄었다. 판매 감소로 베스트셀링카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ES300h는 2014년 연간 판매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2016년부터는 계속해서 2~3위를 차지해왔다. NX300h와 RX300h, UX300h 등 렉서스의 다른 하이브리드차량들도 ES300h와 마찬가지로 판매가 급감했다.
 
토요타는 아발론 하이브리드와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등의 판매가 줄면서 실적이 절반 이상 감소했고 혼다도 판매가 반 토막 났다.
 
일본 브랜드가 부진한 사이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세단은 질주하는 모양새다. 쏘나타와 그랜저, K5, K7 등 4개 차량의 하이브리드 모델 월평균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 3638대에서 올해 4722대(5월 말 기준)로 30%가량 증가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5월까지 판매량이 38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고 K5 하이브리드도 1049대에서 2409대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K7 하이브리드는 2369대에서 4525대로 판매가 확대됐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만3308대에서 1만2848대로 3.5% 감소했다. 2월 판매가 적었던 영향인데 3월부터는 30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능이 부족하지 않고 안전·편의사양 등의 상품성은 뛰어난 편"이라며 "일본 브랜드가 다시 강세를 보이기는 어렵고 실제로 이용하면서 만족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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