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동향)도시정비 주도하는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
도시정비 업계 최다 3조4천억원 확보…코로나에 영업이익 1조클럽 난항
2020-07-19 06:00:00 2020-07-19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기업의 생존은 먹거리에 달렸다. 늘 새로운 일감을 찾아나서는 까닭이다. 먹거리 중요성은 불황에 빠진 산업일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업계 전반적으로 일감 가뭄을 호소할 때, 미래 먹거리를 연달아 확보하는 경영자는 돋보이기 마련이다. 건설업계에선 시공능력평가 2위의 현대건설을 이끄는 박동욱 대표이사 사장이 해당한다.
 
박 대표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이 19일까지 따낸 도시정비사업 규모는 3조4450억원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주한 2조8322억원보다 6128억원 늘어난 액수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겼다. 2018년 1조4436억원보다도 2배 이상 많다. 
 
박 대표는 개별 정비사업의 규모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수주에 나섰다. 신용산역 북측제2구역(3037억원)과 부산 반여3-1구역 재건축(2441억원), 강원 원주 원동나래구역 재개발(2089억원),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1686억원), 서울 제기4구역 재개발(1590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의 사업을 상당수 따냈다. 더불어 서울 장위11-2구역 가로주택정비(402억원), 대전 대흥동 1구역 재개발(853억원) 등 중소규모 정비사업까지 두루 확보하며 수주 곳간을 채웠다.
 
박 대표의 정비사업 수주 성과에서 두드러지는 건 한남3구역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그 규모가 상당하다. 한남3구역의 공사비는 약 1조8000억원이다. 박 대표가 따낸 도시정비 사업 중 절반을 차지하는 크기다. 
 
박 대표가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던 것은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남3구역 수주전에는 삼성물산 주택사업부 출신의 인재를 투입했고, 1월에는 GS건설의 도시정비 인력을 데려오기도 했다. 이밖에 대림산업과 우미건설 등에서도 정비사업 관련 실무진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직전 해외에서도 굵직한 수주 성과를 올렸다. 1분기 카타르에서는 1조2000억원 규모의 루사일 플라자 타워 공사를 따냈고, 파나마에서는 1조7100억원에 달하는 메트로 3호선 공사를 확보했다. 2분기부터는 해외 수주 소식이 뜸해졌지만 연초 대형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향후 매출을 낼 창구를 마련해둔 상태다. 
 
국내 주택에만 집중하지 않고 매출처를 다양하게 구축한 점은 평상시라면 기업 이익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요소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다른 유력 건설사보다 높은 현대건설은 단기적인 실적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해외 공사 현장이 코로나19로 멈춰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건설 중인 카르발라 정유 공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현지 근로자들은 숙소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공사 중단으로 기성금 수금이 늦어지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현대건설은 1분기 사업보고서에 코로나19로 공사 이행과 기존 채권의 회수 등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고, 올해 연차연결재무제표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2%, 영업이익은 19%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4%, 24.8%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매출 인식 지연의 영향이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매출누계액은 17조2060억원, 영업이익은 86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째 진입하지 못한 영업이익 1조 클럽은 올해도 달성이 어려워졌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건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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