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SNS PPL' 위법·탈세, 제재 할 방법이 없다
적극적 기망 없어 사기죄 성립 어려워…표시·광고법 위반도 사업주만 처벌 가능
입력 : 2020-08-07 06:00:00 수정 : 2020-08-07 15:15:1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최근 유튜브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인기를 끄는 콘텐츠 제작자, 이른바 인플루언서들의 광고 논란이 거세다. 이들은 제품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광고성 콘텐츠를 내보내면서도 유료광고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미비해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수십,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연예인들과 유튜버들이 자신이 돈 주고 산 것처럼 홍보를 한 제품들이 실상은 광고주로부터 지급받은 물건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영상에 '유료광고' 표시를 하지 않은 채 제품을 소개하면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해당 제품들은 물론 광고 콘텐츠를 제작, 방영하는데 따른 광고 수입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가 지난 7월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유료광고임을 표시하지 않고 광고성 콘텐츠를 게재한 데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시청자들은 소비자들을 속여 제품 구매에 이르게 한 행위라며 사기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사기죄는 소비자를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한다. 태연공동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대표변호사는 "(속인 것이 아니라)협찬이나 광고임을 숨긴 걸로 보이고 아직 현행법상으로는 고지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면서 "이익을 얻었는지 측면에서는 제품의 매출의 일부분을 배분받기로 한 약정 등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망에 대한 금전적인 대가를 받았는지 판단하기가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470만 구독자를 보유한 '문복희' 채널 운영자가 지난 8월4일 유료광고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유튜브 캡쳐
 
대신 표시·광고법상 제재를 받을 수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하는 '기만적 표시광고'를 할 경우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최대 매출의 2%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블로그, 인터넷 카페, 트위터 등 주로 문자 형태의 추천·보증이 제재 대상이 됐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사진, 동영상 콘텐츠에 대해서는 구속력이 없다.
 
공정위는 뉴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가장 광고를 제재할 수 있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9월1일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유튜브나 SNS를 통해 광고를 하는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공지글 중간에 작성하거나 고정 댓글 등에 해당 내용을 넣는 것은 금지되며 '더보기란'을 눌러야 확인할 수 있도록 숨기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도 제재 대상은 사업자에 한정됐다.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돈을 받고 광고성 콘텐츠를 게재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처벌할 수 있는 대상은 사업자라고 명시돼 있어, 인플루언서들이 사업자이면서 자신의 제품을 과장·허위 광고한 경우는 해당된다"면서 "개인이 광고성 콘텐츠를 게재한 것까지는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방송법에 의해 광고 규제를 받는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방송과는 달리 결국 유튜브 콘텐츠의 광고 표기 책임은 유튜버 스스로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이들은 콘텐츠 조회수뿐만 아니라 이 같은 광고, 후원 등으로 상당한 고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소득 규모 파악이 어려운 점을 이용, 세금을 탈루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MCN(다중채널 네트워크·유튜버 등에게 방송기획·제작·송출, 프로모션 등을 지원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기업) 소속 유튜버는 원천징수하기 때문에 소득 파악이 가능하지만, 대다수 개인 유튜버는 종합소득을 자진신고 하지 않으면 과세 당국이 수익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세청은 지난해도 7명의 유튜버들이 45억원의 소득을 탈루한 사실을 적발했다.
 
인플루언서들의 비위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20대 국회에서는 광고임을 밝히지 않은 유튜버를 처벌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법'이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원유철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인플루언서가 SNS 등을 통해 대가성 광고를 한 경우 반드시 고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을 발의했다.
 
김 변호사는 "시청자들은 인플루언서들이 현명한 소비자로서 선택한 물건이라고 생각해서 믿고 구매를 한 것인데 광고라면 달랐을 것"이라면서 "영향력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들도 간접적인 수입을 얻는 만큼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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