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기 들키자 피해자 살해한 일당, 징역 10~20년 확정
의식불명 피해자 사망해 2심서 '살인 혐의' 공소장 변경
입력 : 2020-10-01 09:00:00 수정 : 2020-10-01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부동산 투자 사기를 벌인 후 이를 알아챈 피해자가 투자금 반환을 독촉하자 차로 들아받아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게 징역 10년~2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석모씨에게 징역 20년, 김모씨에게 징역 18년, 정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석씨는 경남 양산시에 있는 한 아파트의 동대표인 정씨로부터 같은 아파트의 다른 동대표인 A씨를 소개받아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경남 밀양시, 부산 기장군 등의 토지에 대해 총 11억6500만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투자한 금액이 실거래 가액보다 부풀려진 것을 알게 된 A씨가 석씨 등에게 투자금을 돌려달라면서 독촉하고, 석씨와 정씨가 내연관계인 것을 폭로하겠다는 등 다툼이 일었다.
 
결국 석씨는 정씨와 교통사고로 위장해 차로 A씨를 들이받자고 모의한 후 석씨의 지인 김씨에게 이를 실행하도록 했다. 당시 이들은 전화 통화에서 "안 죽을 정도로 식물인간을 만들어버리자고 했다" 등으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으로 A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석씨 등은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석씨에게 징역 20년, 김씨에게 징역 18년, 정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석씨에 대해 "각 토지에 대한 투자 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상당한 금원을 편취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사실을 피해자가 알게 돼 곤란한 상황에 빠지자 이 사건 범행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이를 모면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씨에 대해서는 "물질적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고 사적으로 알지도 못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 동기가 매우 좋지 못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씨에 대해 "비록 범행 당일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역할이나 가담 정도가 다른 공범들에 비해 적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사건 전까지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에 비춰 배심원들의 양형 의견은 존중함이 타당하므로, 비난동기살인(청부살인)죄의 권고형 하한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정씨의 1심에서는 배심원 양형 의견이 반영됐다. 이 사건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단했고, 4명이 징역 10년, 3명이 징역 30년, 1명이 징역 20년, 1명이 징역 3년4월의 의견을 냈다. 
 
의식불명이었던 A씨가 1심 선고 전날인 2019년 11월19일 사망하면서 검사는 2심에서 살인죄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석씨에게 징역 20년, 김씨에게 징역 18년, 정씨에게 징역 10년의 판단을 내렸다. 
 
이에 석씨와 김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사는 정씨에 대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상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석씨와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검사의 상고에 대해서는 "피고인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 있어서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해석상 검사는 그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검사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석모씨에게 징역 20년, 김모씨에게 징역 18년, 정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은 대법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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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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