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보험료 올리고 보장성 줄인다
저해지상품 비중축소…예정이율 잇달아 인하
2020-10-05 15:06:13 2020-10-05 15:06:13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장성보험 상품에 대한 보험료가 올라가고 보장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생명보험사들은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저해지환급형 상품 비중을 축소하는 반면 예정이율(받은 보험료의 예상 운용수익률)을 인하한 상품은 늘릴 전망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21일부터 노후안심치매보험 등 무해지환급형 상품과 실속플러스종신, 실속플러스 GI 등 30% 저해지환급형 상품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흥국생명도 이날부터 더드림 종신보험, 보장의품격종신보험(저해지환급형), 가족사랑착한생활비보험(비갱신형)은 물론 중증치매간병생활자금특약II, 치매진단특약 등 일부 무·저해지환급형 상품 영업을 접을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오는 19일 상품 개정을 통해 교보실속있는종신보험(보증비용부과형, 30% 저해지형) 판매를 중지할 계획이다. 또 간편가입종신보험, 치매보험 등 일부 상품을 무해지형·30% 저해지형에서 50% 저해지형으로 변경한다.
 
이 외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오렌지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처브라이프 등 여러 생보사들도 관련 상품을 개정하거나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생보사들이 무·저해지환급형 상품 판매를 줄줄이 접고 있는 이유는 환급률 상한선 제한을 골자로 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시행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환급률을 내세워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의 환급률을 표준형 상품의 수준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기로 했다. 무·저해지환급형은 중도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일반 상품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고 환급률이 높다.
 
판매 중단 예정인 한화생명 실속플러스 GI보험의 30% 저해지형 상품(여자 40세, 20년납, 가입금액 1억원 기준)의 경우 표준형과 비교했을 시 보험료가 약 15% 저렴하고 환급률은 13%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역마진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가 인상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1일 CEO정기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1.75%로 0.5%포인트 내렸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일부 상품에 대해 이달 0.25%포인트 가량의 예정이율 인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이율이란 받은 보험료에 따른 보험사들의 예상 운용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되면 5~10%가량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들의 기대수익률이 내려가 예정이율 인하 개연성도 커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하락이 무조건적인 예정이율 인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역마진 폭을 줄이기 위한 보험사들의 자구책이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형 보험과 무해지환급금 보험 환급률 비교. 자료/금융위원회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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