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코로나 엔데믹으로 해외 여객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003490) 객실승무원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에 지쳐쓰러져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 사이에서는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몸을 가누기 힘들 만큼 근무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객실승무원들의 인력은 코로나 발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자연퇴사자 발생 등으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여객 사업량 회복 속도에 맞춰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내 현장 근로자들은 보강된 인력 충원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이유는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확대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A씨는 “한 비행편에 근무하는 인원을 줄이면 하루에 수백 명의 승무원 인력을 줄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회사에선 비용절감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이런 상황에서 항공기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지 아찔하기만 하다”고도 했습니다. 객실승무원의 기본 업무는 탑승객들의 안전인데, 업무 피로도가 극심한 상황에서 위급상황 발생 시 위기대처 능력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A씨의 설명입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B씨도 “인력을 충원하면 회사에선 급여가 더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A씨와 B씨는 회사에서 보강한 인력 충원 대부분이 비즈니스 클래스·퍼스트 클래스 등 상위 클래스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도 설명했습니다.
A와 B씨 등에 따르면 284석의 대한항공 A330-300이 만석일 경우, 객실승무원은 사무장 1명, 비즈니스 클래스 담당 3명, 일반석 담당 6명 총 10명이 탑승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반석 담당 객실승무원이 기존 7명에서 6명으로 준 반면, 비즈니스 클래스는 식사 메뉴와 제공 방식 등의 절차 변경으로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습니다.
B씨는 “상위클래스 객실승무원 인력 정상화는 상위클래스 탑승객들이 느린 서비스 등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역으로 이코노미석은 인력 부족에 따른 탑승객들의 컴플레인이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석 최대 탑승 승무원(6인) 기준은 기내서비스 업무절차 개선에 따라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2019년 6월 변경된 것이며,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인원(3명)은 변경된 바 없다"며 "객실승무원 배정은 당일 운항편 예약률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해당 비행편 예약률이 기존 6명을 배치했던 예약률보다 더 많은 승객들이 타 승무원 한명이 추가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항공사에게 운항·객실승무원 피로관리를 제도를 권고하고 있는 국토부는 “종사자(객실승무원)의 인력 보강 체감율이 떨어진 부분은 사측과 종사자간에 해결할 문제”라면서 “운항 회복 추이에 따른 항공사의 인력 수급 계획 및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또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목표한 올 연말 종사자 회복율 100%에 따른 인력 수급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하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국제선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