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9일(현지시간) 2분기(2022년 12월~2023년 2월) 실적 발표에서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 2분기 매출은 36억93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고, 영업이익은 20억8100만달러(약 3조원) 규모의 손실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마이크론은 실적을 공개하며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생산능력 가동률도 전분기 80%에서 75%로 하향 조정하는 등 추가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9월 회사가 발표한 30%가량 설비투자 감축에 이어 생산능력을 더 줄여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추가 감산은 업황 개선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초에 30GB UHD 영화 2편은 처리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12나노급 16Gb DDR5.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무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공정 전환과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자연 감산을 진행하며 생산량 조절에 나섰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며 감산에 나섰으나, 추가 감산 계획은 없습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전날인 29일 회사 주주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추가 감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안 한다”고 했습니다.
마이크론은 두 번에 걸쳐 감산을, SK하이닉스는 한 번 삼성전자는 무감산 기조를 유지하는 것에는 기업별 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등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황 시기를 내년에나 반등할 것으로 보는 반면, 우리 기업들은 이르면 올 3분기부터 점차 공급 부족이 시작할 것으로 보고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선 이르면 올 3분기 D램·낸드플래시가 공급 부족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D램 고정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급 업체의 재고도 감소세로 진입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감산을 통해 수익성을 우선시할 것인지에 대한 시각은 회사마다 다르다”며 “업황이 반등됐을 때 시장점유율 확대와 가격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감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DS)은 3조원대 적자를, SK하이닉스는 4조원대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