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이건희 회장이 최근 잇따라 연말 인사에 대한 구상을 공개함에 따라 과연 어떤 식으로 인사가 이루어질 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밝힌 인사 원칙은 젊은 조직을 만들고 젊은 사람을 중용할 것이며 폭넓은 인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 여부와 이학수 고문 등 핵심 측근들의 거취, 전략기획실과 같은 컨트롤 타워의 부활 등인데요,
현재 삼성이 처해 있는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규모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지만 내년은 반도체 LCD 가격하락과 세트제품 경쟁 격화로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수종 사업 발굴도 아직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지난 3월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밝혔던 위기론과 맥락이 닿는 부분입니다.
결국 삼성의 고민은 그룹에 새로운 활력과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경영을 승계하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우선 계열사간의 역할배분과 투자를 조정하고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의 부활이 필수적인 수순으로 파악됩니다.
삼성은 지난 3월 사장단협의회 산하의 업무지원실과 법무실, 커뮤니케이션팀을 업무지원실, 윤리경영실, 브랜드관리실 등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는데요,
이번 사장단 인사를 계기로 조직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컨트롤타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리고 총괄 책임자는 기존의 60대 이상 측근들이 아닌 50대의 젊은 층이 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학수 고문과 김인주 전 사장 등이 전면 복귀할 경우 구체제 복귀라는 비판여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그룹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이 회장의 '젊은 조직' 발언의 의미도 분명해 질 수 있습니다.
현재 업무지원실과 법무실, 커뮤니케이션팀은 각각 김종중 부사장, 김상균 사장, 장충기 사장이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모두 50대 초중반의 나이입니다.
다만, 이학수 고문 등 핵심 측근들은 다른 롤을 맡아 당분간 이 회장에 대한 근접 보좌를 계속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사장이 승진해 그룹경영에 실질적인 책임을 지는 시점은 컨트롤타워가 자리를 잡으면서 '위기론'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는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올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은 단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이 부사장이 그룹경영의 전면에 나서는 시점이 되면 컨트롤타워의 책임자가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과 함께 이 부사장을 보좌하는 삼각 구도를 갖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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