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공공건설공사 실적공사비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건설공사비는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건설수주로 불경기를 버티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의 어려움이고 더욱 커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이에 따라 공사단가를 장기적으로 현실화 시키고, 최저가낙찰제와 같은 가격 중심 입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부문 건설공사비 산정 실태 및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4년 실적공사비 적산제도 도입 이후 공공공사 실적공사비 단가는 2004년과 비교해 1.14%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적공사비 적산제도는 과거 시행된 건설공사로부터 산출된 공종별 계약단가를 기초로 시간, 규모, 지역차 등 보정을 거쳐 다음 건설공사의 예정가격 산출에 활용하는 제도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 지수는 55.5% 올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실적공사비와 거의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공공공사 자재비, 노무비, 일반경비 등을 규정한 '표준품셈' 단가도 매년 삭감되고 있어 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조달청 등 발주기관의 예산 삭감 관행도 공사비 확보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의 경우 공사 단가를 설계업체에서 산정한 금액보다 평균 6.8%가량 낮게 산정하고 있다.
최석인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회 여론은 건설기업의 이윤 창출을 죄악시하고 있고 적정 공사비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가낙찰제는 내년 1월부터 300억 원 이상 공공공사에서 100억 원 이상 공공공사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건설업체들의 경영상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연구위원은 건설공사비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미국의 건설 공사비 조사기관인 COMPASS가 8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건설기술자의 인건비 수준은 41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건설공사비가 비싸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배치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 절감만을 공공 건설사업의 성과로 볼 것이 아니라 공기와 예산, 품질 등 당초 사업 목표의 달성 여부를 놓고 성과를 판단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최저가낙찰제를 확대시행하려는 것과 관련해서는 "영국 등 재정이 어려운 선진국에서도 최적가 낙찰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않는 이유는 그 폐해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가격 중심의 입낙찰 제도의 획일적인 적용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