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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 "한 총장 즉각 물러나야"
입력 : 2012-11-29 오후 12:13:2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성추문 검사' 파문에 대한 지휘책임을 지고 사퇴한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52·사법연수원15기)이 한상대 총장에 대해 사퇴를 촉구했다.
 
석 전 지검장은 '사직한 사람이 다시 검찰사태에 관하여 목소리를 내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총장은 현재의 검찰위기 사태에 총체적 책임을 지고 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시점에서 한 검찰총장이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검찰개혁안 등은, 시의성도 부족하고, 졸속이 될 가능성이 커서 현 사태의 해법이 될수 없으므로 발표는 유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석 전 지검장의 글 전문.
 
사직한 사람이 다시 검찰사태에 관하여 목소리를 내는 이유
 
-최근 몇가지 심각하게 잘못된 일이 발생하였으나, 하나하나 떼어놓고 본다면 그런 일들은 해당 검사 개개인의 비리 또는 일탈행위의 성격이 강함. 또한 이런 일들이 처음이냐 하면 실은 그렇지 않고, 최근 수년 동안에만도 검사들이 사회에 충격과 실망을 안겨준 비리, 비위사례 들이 이미 여러건 있었음
 
- 그런데도 현재가 검찰의 최대 위기라고 생각되는 것은 그런 비리, 비위사례들이 계속 누적되어온 데다가 그간 검찰이 사건수사나 제도운영에서 보여준 무소불위와 오만함, 구성원들의 특권의식 등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반감이 폭탄돌리기 식으로 계속 이월되어 왔고 특히 현 총장 취임이후 소통부족과 일방적 독주로 인해 내부 구성원간의 갈등, 심리이반 현상 등이 극심해지면서 이제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임
 
- 검사 성추문사태의 관리책임외에 현재 검찰에 내재하는 이 같은 각종 문제점들에 대해 검찰고위직이었던 본인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퇴임식 당시 검찰에 대한 고언을 아끼기로 했던 것이나, 퇴임이후 단 며칠동안에도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조사 발표에 이르기까지 검찰 안팎의 우려요소가 더욱 심화되는 것을 보면서 사직원의 잉크가 아직 마르지 않은 본인이 마지막 책임감으로 퇴임식에서 하려고 했던 고언을 전 검찰구성원과 국민들에게 드리게 된 것임
 
검찰총장은 사태 수습의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
 
-최근 기류를 보면 검찰총장은 최근 사태와 국민적 불만의 수습을 위해, 중수부 폐지 등 각 대선후보 진영과 그밖에 정치권에서 이른바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사항에 관해 공약한 내용을 마치 검찰에서 상당부분 자진 수용하겠다는 내용으로 개혁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것 같으나, 그런 내용으로는 사태를 수습키 어려울 뿐 아니라 시기나 방법면에서도 매우 부당, 부적절하다고 봄
 
-본인도 개인적으로는 현재 외부에서 거론되는 검찰개혁방안이 상당부분 일리가 이있다고 보지만 그러나, 그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런 제도론적 개혁을 현 시점에서 신망이 떨어진 현 총장이 검란 사태의 수습책으로 불쑥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내부동의나 추진동력을 모으기도 어려움
 
-중수부든 어떤 제도이든 어떤 특정한 제도의 폐지나 신설 문제는 연동관계에 있는 검찰내 여타 제도및 기능의 정비와 연계하여 검토하여야 하고, 사법경찰, 검찰, 법원 등 형사사법 주요기관 상호간에 서로 업무적 연관이 있는 기능에 관한 협의와 조정, 헌법이나 형사소송법 등 관계법령과의 불일치 방지, 사법정의의 구현을 기대하는 국민적 여망 등의 종합적 고려 위에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공약의 실행 차원에서 국회의 논의를 거쳐 추진해나가야 할 일인 것임
 
- 그것이 국민들에게 검찰개혁으로 평가되고 설사 검찰이 어떤 부분은 개혁을 당하는 모습이 될지라도 내용이 제대로 된 개혁이라면 검찰은 그것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기존의 권한과 권위의식을 일정부분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음
 
- 현재 대선후보들의 공약과 언론, 국민적 기대등 여러 측면에서 향후 논의될 검찰개혁의 내용과 방향이 이미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에서, 총장이 어떤 발표를 하는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검찰이 개혁당할 것 같으니 먼저 선수를 쳐서 스스로 개혁하겠다고 하자는 식의 잔꾀로 비치고 경우에 따라 자해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큼
 
- 실제로 어떤 중요한 제도를 개혁하고자 하면 법령의 정비, 관계기관의 협의및 의견수렴, 정치권의 동의 등이 필요한 만큼 검찰 자력만으로 당장 실행할 수도 없음
 
- 그런 점에서 현 총장이 사태 수습차원에서 검찰개혁안을 서둘러 공표하려는 것에 대해 검찰내부의 우려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졸속한 내용이거나 맥을 잘못 짚은 방안이라면 공표를 미루고 내부적으로 충분한 재검토, 보완을 해나가야 함
 
지금 이 시점에서 검찰총장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심히 안타깝지만 지금 총장이 당장 해야할 일은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밖에 없음, 이는 오늘도 쌓인 사건처리에 여념이 없어야 할 전국의 평검사들이 일을 제쳐두고 회의를 열거나 연판장을 돌려야만 총장이 깨닫고 결행할 사항이 아니라고 봄
 
- 국민들은 총장이 자신의 개인적 잘잘못을 떠나 검찰 구성원들이 보여준 중대한 비리와 과오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지는 모습을 원하지 지금 중수부의 폐지 등 선량한 보통 국민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고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모르는 그런 제도론적 개정은 아무런 감흥도 없고 의미도 없음
 
-총장이 물러나면 검찰이 무너지거나 기타 큰 일이 날 것 같아도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의 공정관리와 관련된 검찰업무는 총장 사퇴후 차장 대행체제로 대처하면 되고, 통상적인 검찰기능은 각 고검장, 지검장들이 해낼수 있음
 
-총장의 임기제 준수는 총장에게 중도 사직할만한 과오나 총장직을 내놓아야 할 만한 불미한 사태가 없을 때의 이야기이지 그런 사유가 있는데도 단지 임기 때문에 자리에서 절대 못 물러난다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도 않고
 
-무엇보다 총장이 신망을 잃으면 일선 청이 다루는 개개 사건의 수사나 처분이 국민의 동의나 신뢰를 받기가 매우 어려워짐
 
지금 이 시점에서 검찰 전 구성원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검찰의 혁신방안은 2원적으로 생각해 볼수 있는 바, 검찰제도 개혁은 대선후보들의 공약과 맞물려 있고 관련 법령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하는 내용인 만큼 지금은 국민 다수의 기대와 그간의 개혁논의에 맞으면서도 검찰의 고유기능을 유지할수 있는 최적의 내용을 준비해 두고 있다가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한 시점에 관계법령 정비등과 병행해서 추진해야 할 사항인 것이지 물러나야 할 총장이 그 추진을 언급할 성질이 아님
 
- 그보다 먼저 지금 이 시점에서 검사를 비롯한 전 검찰구성원들이 시급히 다짐을 하고 추진해야 할 사항은 법령정비와 관계없이 실행, 실천이 가능한 의식과 관행의 개선, 즉 고정관념, 특권의식, 수사나 사건처리 인사제도 등 업무전반에 걸친 낡고 구태적인 관행의 혁파, 부패행위 근절 등이라 생각됨
 
- 이것은 새 대통령도, 법원도, 국회도, 국민도, 언론 그밖에 외부 어디도 도와줄 수 없는 일로서 검찰 구성원들이 직접 자성의 자세로 하나 하나 답을 내고 실천해야 할 사항이며, 이 또한 차분히 몇날 며칠 일과후 시간에 진지한 회의를 해서(필요하다면 쓴소리를 할수 있는 외부 고객을 참여시켜서라도) 차분히 내용을 정리하고 실행계획을 세워야지 당장의 국민여론을 의식하느라 황급히 대책을 만들려고 하면 면피성 대책 내지 미봉책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함
 
 
2012.11.29 석 동 현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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