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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회장 선거 '서울 유세' 흥행 참패..'그들만의 리그'
9천명 회원에 70명 참석..그나마 상당수 후보 참모들
입력 : 2013-01-09 오전 8:28:0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후의 일전’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변호사들이 운집할 것으로 전망됐던 변협회장 서울 합동유세는 예상 외로 초라했다.
 
지난 7일 합동유세가 열린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지하 1층 대회의실은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변호사들은 모두 70여명. 그나마 그 중 상당수가 각 후보들의 선거 캠프관계자였다. 실제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듣기 위해 모인 변호사는 불과 수십명에 불과한 셈이다. 서울지역 변호사 회원은 총 9000명에 달한다.
 
◇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변협회장 선거 서울지역 합동유세 현장. 9천명 회원에 참석자는 70명에 불과해 흥행에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첫 직선제를 치르는 변협선거에서 대한민국의 심장부이자 법조계의 심장부인 서울에서 치러진 유세치고는 너무나 단촐했기에 변호사들의 무관심이 도를 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대부분 재판 등 업무 일정이 있는데다 과거와 비슷비슷한 공약만 읊는 곳에 갈 시간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현장에 온 변호사들 중에는 후보들과 민감한 문제를 놓고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토론할 시간이 단 몇 분 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데 적잖이 실망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부산에서 기세 좋게 시작된 합동유세의 흥행참패 요인은 무엇보다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인 것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표심을 감지하기 위해 만나본 변호사들 상당수는 후보들간 오가는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에 '관심 없다' 내지는 '창피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이번 합동유세에서 변호사들의 이런 지적은 사실로 확인됐다.
 
첫 유세 연설에 나선 기호 3번 위 후보는 "보통 변호사들의 현실을, 고등법원 재직 중 퇴임하신 대형 로펌의 대표가 알 수 있겠느냐"고 '견제'의 화살을 날렸다. 직접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만 않았지만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터였다. 위 후보는 또 "이러한 현실을, 김영삼 정권 때 그 아들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사건을 싹쓸이했던 로펌 대표가 알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어 "밥 사주고, 책 선물하면서 자신을 찍어달라는 사람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현재 회장의 직위를 이용해 선거규칙을 어기는 사람을 선택해서도 안 된다. 온실속의 화초로 비리에 얼룩진 사람을 찍어서도 안 된다. 이메일을 통해 상호비방하고 60년만의 첫 직선제 현장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사람들을 찍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 4번 김현 후보도 "협회장 자리는 경륜과 나이만 내세우며 폼잡고 품위유지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활시위를 당겼다.
 
이어 "대형로펌 대표들이 협회장 자리를 독식해서는 안 된다. 대형로펌 대표가 협회장을 맡는 것은 재벌총수가 대통령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특정후보를 '견제'했다.
 
기호 2번 양삼승 후보는 발표시간 10분 중 상당시간을 할애해 '정당방위' 차원의 해명을 했다.
 
첫째로 그는 "33년 전 1980년에 공무원인 법관이, 인사권자의 인사명령에 의해, 외부기관(국보위)에 파견되어, 4개월 동안 근무한 것이, 어떻게 '내란정권의 출범에 기여했다'고 하겠느냐"며 "비열한 인신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18년 전, 대전의 법원, 검찰, 변호사회 소속 고교동문 법조인 모임의 회장으로서, 동문모임의 회식비 내지 공금으로 받은 돈이 어찌 뇌물이 된다는 것이냐"며 "'정의를 말해야 할 때에 말하는 것'을 '소신으로 실천'해온 것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이어 "작년 10월경 특강을 위해 울산에 간 길에, 그곳의 몇 분 변호사로부터, 제가 속한 법인인 화우가 그곳에 지부를 설치한다는, 소문에 현지 변호사들이 분개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근거 없는 흑색선전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지하 1층 대회의실에 모인 서울지역 변호사회원들이 변협회장 후보들의 연설에 귀기울이고 있다.
 
후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후보들의 이 같은 발언과 행위를 '견제' 내지는 '경고'로 못내 선해하는 변호사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법관이나 법무부장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재야 법조단체의 수장을 뽑는 선거치고는 '남사스럽다'는 반응이 더 많다.
 
후보들 연설이 진행되는 중간에 자리에서 일어선 한 변호사는 "꼭 80년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는 것 같아 현기증이 난다"며 자리를 떴다.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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