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불발에 이어 새누리당에서 마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사퇴압박이 거센 가운데 이 후보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여야합의 결렬로 실패하면서 뾰족한 해결방안은 없는 상태다. 강창희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이라는 방법이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지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든지, 이 후보자 본인이 자진사퇴해 매듭을 풀어야한다. 관건은 누가 먼저 행동을 취하느냐다. 이 후보자는 최근까지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혀왔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헌재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헌재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미련이 있으신 것 같다. 새누리당에서도 사퇴 촉구를 하고 있는 마당에 본인이 의사표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재판관들은 재판관들대로 연구관들은 연구관들대로 걱정들이 많다"며 "하지만 새정부 출범 이전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헌재소장 공석상태가 또 다시 되풀이되고 있고 장기화 조짐이 있어서 뒤숭숭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치권에서 꼬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헌재 외부에서는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지역 로스쿨에서 헌법을 가르치고 있는 한 교수는 "헌재 소장을 하겠다는 분이 오히려 헌재에 누가 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자진사퇴 하고 이후 절차를 빨리 밟게 하는 게 헌재를 위하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수는 "이 후보자가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다. 본인 때문에 헌재 공석사태가 길어지고 있지 않느냐"며 "미련을 버리는 것이 헌재와 국가는 물론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더 늦기 전에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별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다. 헌재와도 별다른 교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들 대부분이 이번 사태를 언론을 통해 확인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현재 선임재판관인 송두환 재판관이 소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재판관들과 연구관들이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송두환 재판관 역시 3월 22일에 임기가 만료돼 헌재를 떠난다. 소장 공석사태가 그때까지 장기화 될 경우 헌재는 또다시 소장과 재판관의 공석사태에 빠지게 된다. 헌재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