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와라 뚝딱'-'백년의 유산'-'오로라 공주' 포스터(맨위부터)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가 일일드라마부터 미니시리즈, 주말드라마까지 잇따라'막장드라마' 논란에 휩싸여 있다.
막장드라마라 하면 비상식적인 설정과, 개연성이 적은 부실한 스토리, 극단적인 성격의 캐릭터, 진부한 사건과 갈등에 선정성과 폭력성이 매우 강한 드라마를 일컫는다. MBC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자극을 위한 자극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초반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얻다가, 최근 추락세에 놓였다. 신세경이 연기하는 서미도의 비현실성이 그 주된 이유다. 서미도는 과거 그가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릴 당시 유일하게 자신을 배려해준 한태상(송승헌 분)을 버리고, 성공을 위해 이재희(연우진 분)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한태상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미도는 죄책감이나 후회를 느끼지 못한다. 기억상실인척 남자를 농락하는 설정도 기이하다. 반면 한태상은 제목처럼 끝까지 서미도를 아끼고 챙긴다. 이 역시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금나와라 뚝딱'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몽현(백진희 분)은 결혼을 하게 될 남자 박현태(박서준 분)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 모친이 재벌가에 시집가길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과 결혼했다. 두 사람이 이후 서서히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독특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
주변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착한 몽희(한지혜 분)가 재벌집 며느리 유나를 연기할 때는 완전히 반대되는 이중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점, 삼형제의 어머니가 다 다른 점 역시 논란거리다.
시청률 30%(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대의 '백년의 유산'은 극 초반부터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여주인공 민채원(유진 분)이 겪는 현격히 독한 수준의 '시월드' 체험 때문이다.
또 엄팽달(신구 분)의 유산 때문에 모인 엄씨 가족의 복잡한 관계나, 도희(박준금 분)이 채원과 세윤(이정진 분)을 떼어놓으려는 이유가 자신의 남편 때문이라는 설정 역시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진다.
최고 막장은 '오로라 공주'다. 불륜, 삼각관계, 극단적인 캐릭터와 성적인 대사, 현실에서 보기 힘든 상황 설정 등, 그야말로 막장 요소는 다 들어가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새 엄마 왕여옥(임예진 분)을 지나치게 하대하는 박주리(신주아 분), 쓸데없이 자신이 옳음을 표현하는 오로라(전소민 분), 동생의 불륜을 부러워하는 오왕성(박영규 분), 남편의 바람을 목탁으로 해소하는 이강숙(이아현 분) 등 상식적인 캐릭터를 손에 꼽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누구는 주물러 터트려서 귀찮아 죽겠대. 토끼주제에", "다 해봐야 십만원 밖에 안 되겠네" 등의 자극적인 대사도 문제라는 평이다.
'금나와라 뚝딱'과 '오로라 공주'는 10% 초·중반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백년의 유산'은 30%를 웃도는 시청률로 주말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에 급급한 나머지 국내 드라마의 수준을 하락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MBC가 일주일 내내 막장드라마로 뒤덮는 것을 보면, 경쟁사로서는 그 유혹을 쉽게 떨쳐낼 수 없다. 드라마의 질적 하락을 감수하고라도 일단 살고보자는 의미에서 같이 막장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면 다시 또 국내 드라마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MBC 드라마가 지난해 바닥을 치면서, 일일이나 주말 시간대에 막장드라마를 대놓고 내놓는 상황"이라며 "MBC 모든 드라마가 막장은 아니다. '구암허준'이나 '구가의 서' 같은 좋은 드라마를 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방송사의 과도한 막장드라마 편성은 타 방송사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드라마 전체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며 "이를 막으려면 언론이 막장드라마에 대한 비평을 더 날카롭게 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기사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또 시청률 추산 역시 문제점이 많다. 이런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