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쇼박스(주) 미디어플렉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에게 욕을 쏟아붓다가 목숨을 잃은 악당. 배우 김희원은 대중에게 그렇게 각인 돼있다. '개OO야'라는 욕을 국내에서 가장 찰지게 했던 그가 영화 '미스터 고'로 돌아왔다.
총 제작비 230억원을 쏟아부은 '미스터 고'에 사채업자라는 비중있는 조연을 맡은 김희원을 지난 19일 만났다. '미스터 고'가 약 800개 이상의 개관수를 차지했음에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지 못한 탓일까 약간의 씁쓸함이 얼굴에 서려 있었다.
◇"'미스터 고' 기존 한국영화를 탈피한 영화"
"스코어가 너무 안 나와서 아쉬운 것도 있는데, 방학까지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작품성으로는 아쉬움이 전혀 없어요."
"특유의 한국영화 특성을 없앤 영화에요. 진화한 영화라고 해야 되나. 액수로도 그렇고 드라마적인 요소로도 그렇고. 국내영화에는 약간 신파스러운 부분이 있잖아요. 엔딩도 그렇고 전반적인 내용이 진화한 오락영화라는 느낌이에요."
"트랜스포머를 볼 때 감동을 원한다기 보다는 즐거움을 상상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미스터 고'도 즐기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네요."
영화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는 "CG는 뛰어났지만, 드라마가 아쉽다"는 평단의 평을 받았다. 아직도 각종 게시판에서는 이 점 때문에 설왕설래가 오고 간다. 김희원은 어떻게 봤을까.
"저도 비슷하게 봤어요. 두 번 봤을 때 '영화를 냉정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존의 생각을 갖지 말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어느날 갑자기 '미스터 고'를 봤다면 놀라지 않을까라고요. 우연히 영화채널에서 '미스터 고'를 봤다면 정말 놀랄 거예요. 신비주의 전략을 썼다면 더 인기를 끌었을 것 같아요."
"김 감독하고 대화를 했는데, 김 감독이 '트랜스포머나 아이언 맨이 스토리를 얻으려는 영화냐'고 하더라고요. 우리 영화가 언제까지 드라마에 얽매일거냐는 생각이에요.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너무 한국적인 드라마에 얽혀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기존 한국영화를 탈피하고 싶다'랄까. 그것과 관객들의 기대심리가 충돌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제공=쇼박스(주) 미디어플렉스)
◇"희소성이 있는 배우"
그간 김희원은 무표정일 때 사나운 인상 때문인가 악독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의 이름을 띄운 '아저씨'에서도 인신매매업을 하는 인물이었다. 이후 MBC '빛과 그림자', '구가의 서', 영화 '마이웨이'에만 출연했다.
4년에 네 작품. 조연으로서는 너무 제한적인 출연이었다.
"러브콜이 정말 많았는데, 정말 많이 고사했어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안 나오냐'고 하더라고요. 저도 뭐 유명해지고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런 거 보다는 좋은 배우로만 남고 싶은 게 있어요. '내 갈길을 가야된다'고 생각하고 한 작품에만 올인하려고 했어요."
"희소성이 있는 배우로 오래오래 가려고요."
그런 그가 택한 작품은 '미스터 고'. 앞서 미디어데이에서 봤을 때 '이 영화 잘 돼야돼요'라고 계속 말한 그였다. 애정이 깊어 보였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예전부터 안 좋은일 있을 때마다 '미스터 고만 개봉되면 잘 될거야'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는 특히 혼신의 힘을 들였어요. 매력이 강렬한 캐릭터잖아요. 많이 사랑한 것 같아요. 악역이지만 가볍고 재밌는 악역. 저는 진심으로 울었는데 관객들은 웃어주더라고요. 제겐 굉장히 재밌는 캐릭터예요."
김희원은 '미스터 고'에서 웨이웨이(서교 분)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못해 전전긍긍하는 사채업자를 맡았다. 극 초반 못된 악역 같은 이미지지만, 극 중반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역할이다. 이후에는 스크린에 등장하기만 하면 반가울 정도다.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 판단했어요. 다혈질이고 우는 것도 남들이 5정도로 운다고 하면 '엉엉' 10정도로 우는 그런 인물이요. 욕 먹을까봐 걱정 많이했어요. 매번 영화 찍고 개봉할 때마다 걱정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3D인것도 그렇고, 감정을 오바한 것도 그렇고 연기가 이상할까봐."
"뭐 다행히도 악평은 안 받은 것 같아요."
'미스터 고'의 엔딩은 속편을 예상케 했다. "속편이 나오면 꼭 함께 하고 싶어요. 촬영 현장도 그렇고, 감독 스태프들 모두 다 즐겁게 어우러졌어요. 딱 연기에 대해서만 고민하면 돼요. 재밌게 했거든요. 꼭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