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겨울 바람이분다'-'직장의 신'-'수상한 가정부'-'여왕의 교실' 포스터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MBC,KBS,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올해 안방극장의 특이한 현상 중 하나는 일본드라마(일드) 리메이크가 유행이라는 점이다. 마니아층 위주로 소비됐던 일드가 리메이크돼 국내 안방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2월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시작으로 KBS2 '직장의 신'에 이어 MBC '여왕의 교실'과 SBS '수상한 가정부' 등이 일드 리메이크 작품이다. 박보영이 출연할 예정인 '1리터의 눈물' 역시 올 하반기 MBC 편성이 유력한 일드 리메이크 드라마다.
여러 작품이 국내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모두 좋은 결과물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많은 호평과 함께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이 있는 반면, 시청률은 고사하고 혹평에 시달린 작품도 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10% 이상의 평균 시청률과 함께 20%에 육박하는 최고시청률로 일드 리메이크 바람을 일으킨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흥행 뿐 아니라 각종 유행어, 패러디 등을 낳으며 이슈를 선도했다. 이어 '직장의 신' 역시 참신한 소재와 깊이 있는 메시지 등으로 10% 중반의 시청률과 높은 관심을 받으며 선전했다.
반면 초등학교의 교실을 소재로 한 '여왕의 교실'은 8%대 시청률에 현실성이 부족한 설정으로 '비현실적인 학교 교육'이라는 평에 그쳤고, 현재 방영 중인 '수상한 가정부' 역시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으로 혹평을 받으며 10% 정도의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고 있는 일드 리메이크 작품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대목은 한국 정서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경우 여자 주인공을 시각장애우라는 참신한 소재로 시작했지만, 드라마 스토리의 전개는 사랑과 열애라는 국내 드라마 공식을 가져갔다. 연기자들의 열연과 화려한 영상미도 흥행의 이유였지만, 이 작품을 집필한 노희경 작가의 한국정서를 이입한 스토리텔링이 주요했다는 평이다.
앞서 노희경 작가는 "우리는 드라마를 현실로 보고, 일본은 드라마를 드라마로 본다. 리메이크 드라마도 한국적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 작가는 원작('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남자 주인공이 호스트바였지만, 한국 정서상 공감을 이뤄내기 어려워 갬블러로 바꿨고, 여자주인공 역시 순박한 여성에서 똑똑한 여성으로 변화를 줬다.
'직장의 신' 역시 원작('파견의 품격')의 '을(乙)'의 이야기를 국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이야기와 접목시켜 독특한 이야기를 구현해냈다.
반면 '여왕의 교실'은 설정 소재는 물론 주요장면까지 똑같다는 지적을 받았고, 국내 교육계에서 교사로서는 용납되기 힘든 마여진(고현정 분)의 언행은 시청자들과 교감하는데 실패했다. 아역과 성인연기자들의 연기력은 호평 받았지만 흥행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수상한 가정부' 역시 원작('가정부 미타')의 '베끼기' 논란에 휩싸이며 단순번역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장면이 매회 배치돼 '수상한 드라마'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한국드라마 특유의 지점으로 접근했고, '직장의 신'은 코미디로 접근한 부분과 일본의 경제와 한국의 경제 상황이 맞아떨어진 점을 시청자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지점으로 평했다.
반면 '수상한 가정부'가 보여주는 파격적인 설정은 가족의 가치를 높이 사는 국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재라고 평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가 정서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본드라마의 정서고 한국에도 꼭 맞지는 않다"며 "그야말로 리메이크다. 변형을 해서 시청자들에게 정서적으로 공감을 느끼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