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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로보캅', 볼거리는 풍성·과도한 메시지는 감점
입력 : 2014-02-11 오전 10:53:04
◇'로보캅' 포스터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1987년 예상을 뛰어넘는 상상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로보캅'이 2014년 재탄생했다. 배경은 2014년 디트로이트. 무기 밀거래 및 마약상이 여전히 존재하고 치안은 위태위태하다. 무기 거래상에 일조하는 경찰도 늘어났다.
 
이에 불의를 느낀 알렉스 머피(조엘 칸나만 분)는 동료와 함께 밀매상을 소탕하려 하지만, 되려 테러를 당하고 뇌와 심장만 남게 되는 불상사를 겪는다.
 
그리고 머피는 로봇테크놀로지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 옴니코프사의 데넷 노튼 박사(게리 올드만 분)를 통해 로보캅으로 다시 태어난다.
 
로보캅은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면서 강력해졌지만 로봇보다도 더 빠른 수행능력을 원하는 옴니코프사의 CEO 레이몬드 셀라스(마이클 키튼 분)에 의해 감정을 잃게 되면서 영화의 갈등이 심화된다.
 
◇'로보캅' 스틸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엘리트 스쿼드'를 통해 연출력을 입증한 호세 파딜라 감독은 2014년판 로보캅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고뇌한 폴 버호벤 감독 '로보캅'의 오마주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감독이 로보캅에 대한 윤리적·실용적 접근을 시도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로보캅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작품 곳곳에 묻어있다.
 
'로봇이 치안을 담당하면 실용적이다'는 입장과 '감정이 없는 로봇이 치안을 담당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날카롭게 부딛힌다.
 
그러면서 영화는 아무리 첨단 로봇이 범죄를 소탕한다고 해도, 로봇을 장악한 세력은 죄를 지어도 처단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로보캅은 자신을 만들어낸 레이먼드 셀라스가 살인미수를 저질렀음에도 체포할 수 없다. 긴밀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화두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영화의 메시지가 너무 다양하다는데 있다. '로보캅'에는 가족애와 인간의 존엄성, 미국 국수주의에 대한 비판,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허무 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테크놀로지가 아닌 인간의 권력'이라는 점에 더 집중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로보캅' 스틸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그럼에도 영화는 박진감이 넘친다. 원작에서 별 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경찰무기 ED-209는 킬링머신으로 탈바꿈했고, 로보캅과의 결투신은 흥미롭다. 스테디캠을 이용한 현장감과 리얼함을 살린 연출은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할리우드 히어로물답게 볼거리는 풍성하다
 
로보캅을 연기한 조엘 칸나만은 감정과 무감정을 오가는 로보캅을 무난하게 그린다. 차가운 로봇에서 부드러운 아버지에 이르기 까지 튀는 감정이 없다.
 
뿐 만 아니라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윤리와 실용을 고민하는 데넷 노튼 역의 게리 올드만, 돈과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치졸한 짓도 서슴지 않는 레이먼드 셀라스 역의 마이클 키튼, 방송에서 로봇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옴니코프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팻 노박을 연기한 사무엘 잭슨, 차가운 철판을 끌어안는 로보캅의 부인 클라라 머피 역의 애비 코니쉬 모두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연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SF히어로물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장르 특유의 고민거리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로보캅'이 안성맞춤이겠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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